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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8 타이베이+홍콩

타이베이: 북문-따따오청-연삼 야시장 일대

by 도시 관찰자 2019. 12. 2.

수창로 許昌路 Xuchang Street(구글맵 위치) / 공원로 20항 公園路 20巷 (구글맵 위치)

김밥천국스러운 식당과 꽤나 세련된 식당이 함께 있는 골목. 수창로 인근 지역에 반찬가게나 식당이 많았어서, 지나가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 빈땅에 건물이 들어선다면 1층에는 반찬가게가 입주하지 않을까?

반찬가게(뷔페식당/Buffet restaurant 아니면 도시락 식당/Meal box restaurant 정도로 표현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그런 곳보다는 좀 더 수수한 시장 골목의 반찬 가게 같은 느낌이 더 강해서 이렇게 표현하였음.) 그리고 도시락 문화가 중앙역 남쪽으로 그리고 도시 곳곳에 이렇게 많이 밀집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이렇게 반찬가게에서 식사류를 도시락으로 포장해 가서 먹는 것을 삐엔당(Biàndang, 便当) 혹은 일본식으로 그냥 벤또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즉, 도시락 문화 자체는 일제 식민지 시절에 대만에 유입되었는데, 지금은 며칠 지내며 언뜻 보기에도 대만 만의 문화로 자리 잡은 느낌이다. 1999년부터 환경보호 관련해서 도시락 가게들이 사용하는 포장 용기 등도 재활용이 쉽게 가능한 것으로 바꾸어나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플라스틱 용기를 쓰는 곳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아래 사진에 볼 수 있듯이, 코팅된 종이 박스 형태)

 

The Biandang from Japanese Days to the Present - Taiwan Business TOPICS

Boxes in which a meal could be carried to school or delivered to an office that Mandarin speakers call biàndāng (便當) emerged as a Taiwanese culinary institution during the 1895-1945 period of Japanese rule.

topics.amcham.com.tw

 

유산동우육면 劉山東牛肉麵 Liu Shandong Beef Noodles (구글맵 위치)

반찬가게에서 이런저런 반찬을 손짓 발짓으로 선택하고(하나 같이 다 맛있었음), 맛이 보증된 유산동우육면의 우육면과 고기까지 별도로 추가해서 숙소에서 간단한(?) 저녁 식사를 했다.

 

저녁을 먹고 소화를 시킬 겸 그리고 구글 지도에 찾은 연삼 야시장을 향해 갔다. 중앙역에서 걸어서 약 2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타이베이의 상징과도 같은 스쿠터. 비가 자주 오는 기후

 

따따오청 Dadaocheng 大稻埕(타이베이 관광청 설명/ 구글맵 위치)

야시장을 가는 길에 넷플릭스 투시티 투걸즈(A Taiwanese Tale of Two Cities)라는 드라마에서 타이베이 출신 주인공이 사는 곳인 따따오청 지역을 지나갔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따따오청 지역의 척추와도 같은 거리인 디후아 거리(Dihua Street, 迪化街)가 건물 중 한 곳에서 한의사로 일을 하는데, 건물 1층에 한의원과 생활공간이 있고, 2층에는 주인공의 침실이 크게 있는 곳이었다. 타이베이 여행을 갔다 와서 한창 타이베이 관련 드라마, 영화를 찾아보다가 우연히 본 드라마였는데, 아주 몰입감 있는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두 도시의 이야기 두 가족과 두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라서 흥미로운 드라마였다.

 

디후아 거리의 건물
세장형 건물

사실 따따오청은 여행 중에 이미 한번 지나갔던 곳인데 늦은 밤에 지나갔던지라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았던 곳이라서 좀 더 이른 시간에 와야지 했다가, 또 조금 늦은 시간(19:00 즈음)에 와버려서 이날도 적지 않은 상점이 문을 닫았고,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을 준비를 하고 있던 차였다. 그래도 어느 정도 분위기는 구경할 수 있었다. 왜 이곳은 문을 일찍 닫을까. 그것은 이 거리에 있는 대부분의 상점이 한약재, 천, 차, 식재료, 잡화를 파는 곳인데, 보통 도매업이 중심인 상업 구역이기 때문이었을 것 같다. 늦게까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업 상점이 밀집한 곳은 아니었고, 건물은 지도 등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세장형으로 건물 폭은 좁지만 길게 뻗은 형태다. 도매업 상점들은 내부를 대부분 창고 용도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였다.

드라마에서도 몇 번 보였지만, 이 지역은 그런 도매업 사이사이 카페와 문화 공간이 하나 둘 자리 잡아나가고 있기도 하다. 아래 링크는 예시가 될 만한 몇몇 상점을 보여준다.

 

DADAOCHENG, a Fascinating Neighborhood in Taipei - Taiwan Everything

The old Taipei neighborhood of Dadaocheng is a fascinating place to explore. Among the many old buildings you'll find attractive shops and teahouses.

taiwaneverything.cc

 

따따오청 극장이 있는 주변 지역은 최근에 리노베이션을 거친 세련된 근대 건축물을 볼 수 있다.

 

극장 한편에는 무성으로 소소하게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는데, 분위기가 정말 사진의 담아낸 초라함과는 다르게 너무나도 좋았다.

 

연삼 야시장 延三夜市 Yansan Night Market (구글맵 위치)

디후아 거리를 따라서 쭉 걸어오다 보니 연삼 야시장에 도착했다. 이곳도 야시장은 맞았지만, 그간 들렸던 다른 야시장(닝샤 야시장, 난지창 야시장)처럼 거리에 포장마차가 늘어선 형태가 아니라 아케이드형 야시장이었다. (어쩌면 야시장이 여는 요일이 아니었을지도?) 사실 비가 계속 오고 있어서 더할 나위 없던 좋은 형태이었고, 오고 가는 길에 찾아두었던 찻집을 들리기 위해서도 좋은 선택이었다.

 

저녁을 이미 먹은 상황이고,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았더라 소화가 다 된 상태가 아니라 간단하게 디저트를 먹기 위해 물색하던 중, 연유 팥빙수를 먹었다. 클래식한 맛이 너무나 좋았고, 두 그릇을 먹을까 싶을 정도였다. 습하고 더운 나라에서 달고 시원한 디저트는 빼놓을 수가 없다.

 

따따오청 지역은 다음에 타이베이를 방문하게 된다면 가장 먼저 낮시간에 둘러볼 장소로 저장해 놓았다. 3일을 꽉 채워서 보낸 타이베이에서의 마지막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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