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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8 타이베이+홍콩

홍콩: 란타우 섬 옹핑/ Ngong Ping, Lantau Island

by 도시 관찰자 2020. 4. 30.

개인 사정으로 대륙과 나라를 여러 번 바꾸며 이어졌던 거진 4주 여행 일정의 마지막 날이 다가오자, 어김없이 의지가 많이 사라졌다. 이때 문득 홍콩 공항에서 도심으로 들어오던 길에 보이던 아파트 단지의 풍경이 머리에 떠올랐고, 그 지역을 한번 둘러보자는 의욕이 생겨났다.

홍콩 국제공항은 란타우 섬(Lantau Island) 바로 옆에 인공섬에 위치해 있고, 내가 목격한 아파트 단지는 춘완 신도시(Tsuen Wan New Town)이었다. 란타우 섬은 국립공원이고, 그곳에는 옹핑(Ngong Ping)이라는 고지대에 위치한 포린 사원과 청동좌불상*이 유명하다는 글을 읽고, 그곳을 먼저 찾아가기로 했다.

* https://www.discoverhongkong.com/kr/see-do/culture-heritage/chinese-temples/big-buddha-and-po-lin-monastery.jsp

침사추이에서 버스로 한 번에 가는 방법도 있었는데, 요일/시간이 맞지 않아 지하철을 타고 퉁충 역(Tung Chung)에 가서 인파를 따라 버스를 타고 옹핑으로 올라갔다. 버스 운전이 죽음의 레이싱 수준이어서 구글 지도에서 1시간 넘게 걸린다고 했는데, 40분 만에 도착했던 기억이 난다. 버스를 타고 내리자마자 반겨준 부처상이 그리 자비롭고 평온해 보일 수가 없었다.

가는 길에 보이던 해안가 풍경 등이 너무 좋아서 좀 긴 시간 휴가를 오면 저런 해안가에서 여가를 보내기 좋겠구나 생각이 드는 지역이었다. 안 그래도 기억에 남었던 풍경인데, 베를리날레에서 봤던 영화 평정((平静)/ Ping jing (The Calming))에서 홍콩 도심 밖의 해안가 풍경을 인상 깊게 봐서인지, 나중에 꼭 찾아가 보고 싶은 섬이 되었다.

*참고로 버스 운행 방향상, 옹핑으로 올라갈 때는 왼쪽 창가 자리에, 옹핑에서 내려올 때는 오른쪽 창가 자리에 앉는 것이 해안 쪽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았다. 산 쪽을 보고 싶다면 반대편 좌석을!

 

버스에서 내려 인파를 따라 걸어가면, 어렸을 때 갔던 국립공원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여기가 중요한 곳이라는 느낌이 확연히 드는 인조적인 길. 그리고 그 길 사이드별로 자리 잡은 가판대에선 왠지 막걸리와 전을 팔고 있을 것 같은 그런 분위기. 저 멀린 포린 사원(Po Lin Monastery)이 보였다.

 

그리고 꼭 올라가 봐야 할 것만 같은 청동좌불상(Tian Tan Buddha)도 그 옆에 보인다.

 

그야말로 넓은 마당(광장)

 

고지대인 옹핑에서도 더 높은 청동좌불상이 있는 곳에 올라가면 란타우 섬의 풍경을 둘러볼 수 있다.  두 산봉우리 사이에 자리 잡힌 절건축은 꽤나 우아했고,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주변의 풍경도 절경이었다. 

 

예를 들면 이런 풍경.

 

사람들로 가득한 사원을 잠시 둘러보았는데, 전반적으로 사원 내외로 다양한 식물을 키우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좀 더 주변 풍경을 둘러보기 위해 지혜의 길(Wisdom Path)로 향했다. 지혜의 길로 향하는 길은 당시 홍콩에 불어닥쳤던 태풍의 영향으로 부러진 나무와 건물들로 가득했다.

 

사원과 광장에서 한 10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한 지혜의 길*에는 인 하트 수트라 기도문이 새겨진 38개의 나무 기둥이 길을 따라 서 있다.

*https://www.discoverhongkong.com/kr/see-do/great-outdoors/lantau-island/wisdom-path.jsp

 

여행의 끝자락에서 기분 전환을 위해 찾은 곳이지만, 역시 도시가 아닌 곳이다 보니 금방 감흥이 떨어졌고(사진도 80장도 채 안 찍었다), 본래 목적인 아파트 단지 구경을 위해 다시 버스를 타고 퉁충 역으로 내려갔다. 물론 (산을 그리 좋아하지 않음에도) 트래킹 하기에 정말 좋은 곳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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