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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자본주의의 도시/ City of Capitalism, London
자본주의는 도시를 수많은 방식으로 변화시키는데, 그 중 하나는 이전에 쓴 죽음으로 내몰릴 정도로 사유화 되는 도시라는 기사를 인용하여 쓴 글 같이 도시 공간을 개인이 혹은 기업이 사유화시키며 대중을 배제하는 방식도 있고, 노팅힐처럼 주택이 수십억원에 이르게되어 돈이 없으면 도심인근에서 사는 것은 상상도 못하게 만드는 방식도 있고, 그 외의 수많은 방식이 있다. 가량 도심의 마천루들은 자본가들을 위해 법을 바꿔가며 혹은 법을 교묘히 피해가며 좀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게끔 해준 자본주의 사회의 결과물이기도 하다.이번 여행에서 자본주의의 도시로서 런던이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은 그런 도시건축의 물리적 특징보다는 그러한 물리적 공간에 채워져있는 수많은 상점이었다. 그 상점 중 한 유형은 흔히 말하는 불황과 ..
2017.11.10 -
런던: 마천루의 도시/ City of Skyscraper, London
베를린에서 혹은 독일에서 아예 못 보는 모습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흔한 것은 아닌 도시의 모습. 바로 마천루가 수놓고 있는 도시의 풍경이다. 독일에선 프랑크푸르트가 도심의 고층 빌딩군으로 유명한 도시고, 베를린에선 최근 몇몇 고층 빌딩 건축 사업이 한창이다. 런던은 생각보다 마천루가 지배하는 도시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베를린이 런던 정도의 모습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기 어려울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City of London의 동쪽 금융가 일대로 주요 고층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고, St. Paul 성당이 있는 서쪽 지역은 비교적 낮은 건물군이 밀도 높게 자리 잡고 있었다. 고층 고밀도의 건물군이 가득한 금융가 일대는, 저층 고밀도의 도시 풍경과는 너무나 달라서 자뭇 흥미로웠다. 차량과 자전거 그리고..
2017.11.08 -
런던: 노팅힐 그리고 영화 <노팅힐>/ Notting Hill, London
"All these streets round here have these mysterious communal gardens in the middle of them. They're like littel villages" - William그렌펠 타워를 뒤로하고 두 번째로 방문한 런던의 장소는 노팅힐이었다.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그리고 노팅힐의 상징과 같은 포르토벨로 도로 Portobello Road로 가는 길에, 영화에서 비중 있는 장소였던 두 곳을 먼저 방문했다.첫 번째 장소는 줄리아 로버츠와 휴 그랜트가 동생 생일 저녁식사를 끝내고 담장을 넘어 들어간 공용 정원 Communal garden이었다. 여전히 담장은 굳게 쳐져있고, 거주민만 이용 가능한 공원으로 남아있었다."I got completely l..
2017.11.06 -
런던: 그렌펠 타워/ Grenfell Tower, London
10일간의 영국 완주 여행을 오신 부모님을 만나러 런던에 1박 2일의 일정으로 잠시 다녀왔다. 저녁에 런던에 도착하는 부모님을 만나기전 한나절 가량 런던을 처음 돌아볼 시간이 있었고, 바로 생각난 두 장소는 그렌펠 타워Grenfell Tower와 노팅힐Notting Hill. 상반된 감정을 가지고 있는 두 장소는 공교롭게도 아주 가까운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그렇게 런던에 도착해서 이른 점심을 먹은 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그렌펠 타워였다. 그렌펠 타워는 켄싱턴과 첼시 왕립 자치구Royal Borough of Kensington and Chelsea에 위치한 Latimer Road역 인근에 위치해있다. 실제로 역에서 내리면 바로 비현실적인 참사의 풍경을 볼 수 있다. 아니. Hammersmith&Cit..
2017.11.04 -
40주년을 맞이한 오스트리아 빈의 공동주택 알트 에얼라아(건축가: Harry Glück)/ Alt Erlaa, Wien, Österreich
오스트리아 빈의 유명한 사회주택 알트 에얼라아Alt Erlaa가 2016년 40주년을 맞이했다고 한다. 오랫동안 큰 변화 없이 잘 유지된 주택이라, 사실상 마을처럼 사람들이 서로를 다 안다고 하는데, 2년전 여름 여행을 잠시 단지 내를 돌아다닐 때 어쩐지 서로 막 인사하던 모습을 많이 봤던 기억이 났다. Alt Erlaa 1세대 세입자들이 차례로 2세대, 3세대에게 집을 물려주면서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도 이루어졌다고 한다. Alt Erlaa는 흔히 옥상에 수영장 있는 고급(?) 사회 주택으로 널리 알려진 공동주택 단지다. 사실 이 주택단지를 설게한 건축가 Harry Glück의 설계 모토가 "부자처럼 살다Wohnen wie die Reichen"였으니, 그 소기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한 셈이다.주택단지는 ..
2017.10.30 -
2017 데이비드 치퍼필드와 건축
"건축에 대해 설명을 해야한다면, 그것은 실패한 (건축) 것이다. 건축을 즐기기 위해 건축가다 될 필요가 없다. 좋은 건축은 느낄 수 있다. 마치 좋은 의자에 앉으며 '흠, 좋은 의자네'라고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듯이 말이다."개인적으로 좋은 건축(실내 공간 한정)을 만났을 때, 정말 좋은 건축인지 확인하는 개인적 기준이 있다. 바로 화장실을 가는 것. 좋은 건축은 화장실 안에도 그 건축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을 때는 화장실은 다른 평범한 건물의 화장실을 가져다 붙여놓은 것 같은 경우가 많다. 그런 기준의 좋은 건축을 대표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은, 이오밍 페이의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그리고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독일 베를린 노이에스 뮤지엄. 두 건축가 모두 다 화려하지..
2017.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