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건축(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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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7017 혹은 서울 스카이 가든(건축가: Winy Maas)/ Seoullo or Seoul Sky Garden
서울로 7017을 이야기할 때, 얼핏 이런 종류의 프로젝트를 알고 있는 사람 입에서 항상 비교 대상으로 언급되는 것은 뉴욕의 하이라인(Highline) 그리고 파리의 프롬나드 플랑테(Promenade plantée)다. 하지만 큰 범주에서 고가 시설물을 활용한다는 아이디어만 같은 뿐, 고가철도(철도시설)와 고가도로(도로시설)는 모든 게 다르다.수풀이 자라난 채로 방치되어 있던 폐선로를 이용할 수 있었던 하이라인이나 프롬나드 플랑테와는 다르게, 이 고가도로는 철거했어야 했던 시설이고, 아무런 수풀이 피어나지 않는 고가도로로, 아스팔트 맨땅에 새롭게 공원으로서의 아이디어를 심어 넣어야 했다. 즉, 서울로 7017은 애초에 시작 지점이 달랐다. 개인적으로 서울로 7017의 디자인 호불호는 불호에 가깝지만, 단..
2020.05.16 -
세광 피아노 소곡집 표지의 그 장소를 찾아서
도시의 이미지를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고 도시와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 중에는 특정 이미지로 해당 지역을 추론해내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도시의 외적 특성이 건물(때로는 공원 등의 도시 자연)의 이미지와 형태 등과 긴밀하게 연결되어있기 때문이다.하지만 각종 기술의 발전과 지도/사진 데이터가 늘어나며, 이런 방법은 때론 손쉽게 스토킹 혹은 소셜 해킹이라는 범죄의 영역에서 활용될 때가 많다. SNS에 집 밖 풍경이라던가, 실시간으로 머물고 있는 장소의 풍경을 찍어 올리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2019년 2월 트위터에서 시작된 피아노 소곡집 표지 속 추억의 장소 찾기는 그래도 조금 훈훈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시작은 바로 아래 링크의 트윗. (사실 나도 피아노 소곡집으로 피아노 ..
2020.05.12 -
2017 함부르크: G20 반대 시위, 지옥으로 온 것을 환영한다/ Welcome to Hell, Hamburg
요즘 블로그에 쌓아둔 글(약 50여 개에서 30여 개로 줄어듬)을 좀 정리하고 있는데, 이젠 욕심을 버릴 글과 사진은 삭제를 하면서도, 또 욕심이 나는 글과 사진은 다시 정리 및 선정을 해서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후자 중 하나가 2017년 함부르크에서 있었던 G20 반대 시위 지옥으로 온 것을 환영한다(Welcome to Hell)다. 2017년 7월 6,7,8일간 있었던 시위는 토요일인 7일에 절정을 이뤘었는데, 이날 베를린에서 출발하는 아침 버스에는 이런 시위 저런 시위에서 봤음직한 사람(거의 백인)으로 가득했고, 함부르크는 시위로 인해 도심 전역이 경찰에 의해 통제가 되고 있었다. 그래서 버스는 ZOB가 아니라, Veddel역 인근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승객들을 내려주었다. 시위뿐만 아니라, ..
2020.05.06 -
시민적 무관심/ Civil Inattention
오지랖과 오지라퍼라는 용어도 이제 잘 안쓰이게 되었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에선 주변 사람에게 맥락 없는 주제넘은 훈수나 조언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종종 이것은 개인 간의 친분 관계를 넘어서 공공장소 혹은 카페 등의 상업 공간에서 불특정한 타인에게까지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그 생각을 할 때면 떠오르는 개념은 시민적 무관심(Civil Inattention)이다. 동료 시민에 대한 혹은 지역 사회 등에 대해 익명의 삶의 가능하도록 할 수준의 적당한 무관심의 거리를 가지는 것. 대도시가 아닌 그리고 작은 규모의 단위의 지역에서 존재하는 사회적 통제(Social Control)와 반대 개념 정도로 보면 좋은 단어다. 이 용어를 만든 사회학자 어빙 고프만(Erving Goffman)은 엘리베이터가 (시민적..
2020.03.03 -
크고 묵직하고 우아한: 아모레 퍼시픽 사옥(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 Amorepacific Headquarters, David Chipperfield Architects
처음 아모레 퍼시픽 본사에 대한 감상은 "서울의 건축물이 이렇게 크고 묵직하면서도 우아할 수 있구나."였다. 이런 긍정적인 첫인상과 함께 구경했던 아모레 퍼시픽 본사. 그리고 약 1년 후에 다시 한번 더 방문하여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보통 건축을 세부적으로 평가를 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건축이니 평가를 해본다. 좋아하는 건축가의 건축은 세세하게 평가질을 해야 제맛이지!1. 도시건축으로서 조형미 B0: 불행하게 신용산역 일대는 홀로 튀고 싶어 하는 건축 혹은 건물로 만 가득하다. 그 가운데서 그 자체로만 놓고 보면 우아했지만, 전혀 다른 규모감이나 무게감은 이질적인 모습으로 느껴지게 될 정도였다. 물론 이것은 이 건축과 주변의 건축의 잘못이 아니라, 도시계획, 도시디자인 그리고 ..
2020.01.08 -
2019 제임스 시몬 갤러리(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 James-Simon Galerie, David Chippperfield Architects
3529년 만의 건축 이야기.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perfield)의 제임스 시몬 갤러리(James-Simon Galerie)가 지난 2019년 7월 문을 열었다.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내 블로그를 둘러보면 알 수 있지만, 사실상 내가 관심을 주고 있는 유일한 건축가이다. * 직접적으로 데이비드 치퍼필드를 다루고 있는 글만 6개에 달한다. 데이비드 치퍼필드와 건축 데이비드 치퍼필드: 새롭게 태어난 신 박물관/ Neues Museum, David Chipperfield 도시 만들기 축제, 데이비드 치퍼필드 토론회/ Die unbewusste Stadt, David Chipperfield office, Make City Festival 2015 데이비드 치퍼필드: 베를린은 어떻게 이 세상에 ..
2019.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