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시와 건축

베를린의 또 다른 두 대사관들 2016/04/10 - [도시건축/베를린] - 베를린 주 독일 대한민국 대사관 그리고 재외국민 투표 글 에 이어서 또 한번의 대사관 이야기. 위 사진의 두 대사관 역시 모두 베를린 대사관 구역에 위치해있다. 이탈리아 대사관은 개인적으로 베를린에서 가장 우아한 색을 쓰는 건물이라고 생각하는데, 저 외벽의 분홍색은 해가 쨍하게 사선으로 비칠 때, 그림자 진쪽과 해 받는 두 면을 함께 볼 때 더 매력이 있다. 이탈리아 대사관과 일본 대사관은 함께 나란히 붙어있다. 물론 두 대사관 모두 꽤 큰 규모이고, 주변의 정원도 다른 대사관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넓은 편이다.이는 역사적 맥락을 바탕으로 살펴봐야한다. 알다시피 두 국가는 나치 독일과 조약을 맽고 함께 싸운 2차세계대전의 추축국이었다. 두 대사관 모두 애초에..
베를린 주 독일 대한민국 대사관 그리고 재외국민 투표 대사관재외국민 투표를 했다. 3월 30일부터 4월 4일까지였는데, 마지막날 즈음 가게 될까 싶었는데, 에세이 작업도 일찍 끝났기에 3월 마지막 날에 잠시 다녀왔다. 대사관의 아주 밋밋한 외관 만큼 밋밋한 내부 그리고 크고 높은데 아무런 감흥이 없는 내부 홀과 회의장으로 보이는 전형적인 한국 회의장 같은(?) 바닥재와 분위기는 한국의 전통(?)을 잘 반영하고 있는 듯 했다. 베를린 티어가르텐 Tiergarten지역에는 대사관 구역 Botschaftsviertel이 있는데, 이 곳은 신축 대사관들이 자신의 국가 혹은 문화권의 상징을 아주 강렬하게 서로 표출하는 건축 전시장 같은 곳이다. 내부 공간 계획이야 어느정도 확고한 목적이 있는 디자인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대사관의 전제 조건 하에 이 건축 전시장은 파..
자하 하디드를 추모하며/ Zaha Hadid(1950~2016) 자하 하디드 Zaha Hadid가 세상을 떠났다는 뜬금 없는 소식이 각종 뉴스를 가득채웠다. 그는 논란도 많은 건축가였지만, 그 논란 만큼이나 놀라운 건축가였다. 베를린의 이 건축은 그가 비트라 박물관 Vitra Museum의 소방서 Feuerwehrhaus와 비슷한 시기에 작업을 했고, 37세에 작업을 시작한 두번째 완공작이다. 아마 비트라 박물관의 소방서와 베를린의 이 주택건물이 없었다면, 놀랍기에 논란적일 수 밖에 없는 그의 건축은 그림과 도면으로만 남겨진채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DDP를 비난할 때 가장 어리석은 것은 그녀의 디자인 형태에 대한 비난이다. 그를 공모전에 초대했을 때, 이미 공모 주최자는 자하 하디드라는 건축가가 어떤 유형의 건축을 하는지 자명하게 알고 있는채로 초대를 했다. 아..
데이비드 치퍼필드: 새롭게 태어난 신 박물관/ Neues Museum, David Chipperfield 이전 글(2014/12/03 - [도시건축/베를린] - 데이비드 치퍼필드: 베를린은 어떻게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위대한 도시가 되었는가, 2014/05/13 - [도시건축/베를린] - 데이비드 치퍼필드: 도시에는 아름다운 주택이 필요하다!) 나는 데이비드 치퍼필드에 대한 작은 환상이 있다. 다행이도 그는 나의 환상을 꽤나 충족시켜주는 섬세한 건축가이다. 그 중 나를 그에게 빠져들 수 밖에 없게 만든 놀라운 건축물 베를린 신 박물관(Neues Museum)은 그야말로 명작 중의 명작이다. 개인적으로는 전시를 보러가서 건축 디테일만 보고 나오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현재 Neues Museum 뒷편으로 James-Simon-Galerie 공사가 한창이다. 이 곳 역시 베를린의 여느 신축공사가 그렇듯 비용이 폭..
산티아코 칼라트라바 뉴욕 WTC 허브 완공(?)을 기념하며/ Santiago Calatrava 9.11의 현장에 무려 12년간 엄청난 비용(약 40억 달러)이 들어가며 세워진 Santiago Calatrava 설계의 Hub(생김새로 인해 여러 별명이 붙고 있다고, Oculus가 대표적인 별명)가 완공이 되었다는 소식이 건축계 뉴스를 뒤덮었다. 원래 5년 공사에 2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런 변화는 칼라트라바 건축의 특성과 도심 속에서 진행되는 공사라는 점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베를린 신공항 사업과 같이 독일 주요 대형 건축 사업의 상상을 초월할 공기연장과 사업비의 폭발적 증가로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이다. 특히 건축적으로 아주 특별하다고 볼 수 없는 베를린 신공항 사업이 건축법규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문제로 계속해서 떔질식 보수를 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애초에 구조 자체가 ..
두려움의 공간 코티/ Das Kottbusser Tor ist ein Ort zum Fürchten 기사를 통해 소개한 적 있는 Kotti 일대 지역이 최근 우범지역 그리고 두려움의 지역ein Ort zum Fürchten이 되었다는(!) 기사와 베를린 지역 방송에서 최근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지역 주민과 상인들 또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지역 경찰과 정부의 대책 요구 및 스스로 대안을 찾는데 집중을 하고 있다.나도 최근에 몇번 Kotti를 다녀오고 나서 약간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애초에 Kotti일대의 공간 자체가 그리 안전한 유럽 도심의 아름다운 구역이 아니라, 과거에도 이미 마약상들로 문제가 많았고, 정신 나간 사람도 꽤 많은 재개발된 주거 Komplex가 있는 장소였지만, 불과 작년에만 해도 지금과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곳은 아니었다. 특히, Oranienstraße로 가기 위..
도시가 난민들에게 자유를 줄까? 1. 같은 날 만났던 두가지의 상반된 그래피티. 물론 상단은 그래피티라기보다는 그냥 낙서라고 봐야할 것 같다. 하나는 메르켈의 난민 정책을 조롱하고, 다른 하나는 지지하는 듯한 내용이다. 도시는 오래전부터 자유의 상징이었다. 중세시대의 법Rechtgrundsatz에 기록되어있다고 하는 문구 "도시의 공기가 자유를 만든다. Stadtluft macht frei"는 중세시대의 노예가 주인으로부터 도망쳐 도시에서 1년하고도 1일간 들키지 않은채 있었다면, 자유를 얻게된다는 내용의 문구이다. 물론 최근에는 이 문구를 활용할 때, 도시가 시골이나 작은 마을보다 더 자유로울 수 있음을 의미하는 용도로 많이 쓰인다. 참고로 몇몇 사람들은 "노동이 자유를 만든다Arbeit macht frei"라는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
난민들을 위한 집은 없다/ No Home for Refugees 얼마전 Charlottenburg의 Spreeufer의 한 건물이 점거되는 사건이 있었다. 얼마전이라고 써놓고보니 거의 반년전의 일이다. 그만큼 찍은 사진의 배경도 많이 바뀌었다. 스쾃 같은 것은 먼나라 이웃나라의 역사 속의 이야기였는데, 내가 독일에서 산 이후로도 몇몇 스쾃이 실제로 이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과거와는 다르게 대부분 하루 이틀 사이에 경찰력에 제압당하는 단발성의 프로젝트였다. 주황색 타일 외벽이 인상적이었던 베를린 공대 소유의 건물은, 난민을 위한 활동가들Socialcenter4all에 의해 점거되었다. 이 건물의 철조망에는 베를린 공대 소유라고 명기되어있지만, 실제로는 오래전에 민간 투자회사에 판매된 상태라고 한다. 활동가들은 Zwischennutzung 계약을 맺어서 오래동안 비어있..
배트맨 비긴즈, 도시는 누구의 것인가 그리고 도시 운동 우연히도 지난해 말 그리고, 올해 초 베를린에서 벌어진 주요 시위에 참여했다. 정확히는 관찰을 하러 갔다. 두 거리 시위 모두 베를린의 주요 Linke Szene(좌파 구역)이라고 할 수 있는 장소를 주제로 한 시위였다. Friedel54 kämpft, Kiezladen bleibt는 노이쾰른Neukölln에 위치한 주거 공동체 건물이 해외 투자가에게 팔리며, 40~70%가량의 월세 상승에 놓여있고, 지상층에 있는 Kiezladen은 그로 인해 문을 닫게 될 위기해쳐했다. 이 주거공동체가 위치한 지역도 Gentrification이 활발하게 진행된 그리고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이들은 Friedel54 kämpft, Kiezladen bleibt라는 거리 시위를 꾸렸고, 천명이 훌쩍 넘는 시위대가 노이쾰른..
도시의 다양성 다양하지만, 다양하지 않은. 다양성을 항상 이야기하지만, 다양하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은 다양하다는 말을 제외하고는 너무나도 어렵다. 주택 외벽에 그리고 발코니에 다양한 색상은 개인의 취향을 나타내는 소소한 지표가 될 수는 있지만, 이런 유형의 아파트들은 전형적인 다양하지 않은 계층의 상징과도 같다. 조립식 주택 그리고 모국의 방송을 시청하기 위한 위성 안테나가 보여주는 모습 또한 다양해보이지만 다양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제는 누구든 모든 일에 대해 쉽게 자신의 의견을 내뱉을 수 있는 시대지만, 조금씩 더 알아갈 수록 뭐든 쉽게 내뱉을 수 없는 시대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관용의 도시, 베를린 오늘은 사소하게 기분 좋은 일이 몇가지 있었다. 하루종일 바쁜 날이라 수업 옴겨가는 시간에 Mensa Cafeteria에서 샌드위치와 티를 샀다. 3,20유로가 나왔는데, 내 동전은 2유로 2개, 1유로 1개, 그리고 총 19센트의 잔돈이 합쳐진 5.19유로뿐이었다. 즉, 1센트가 없어서 5유로 동전을 내야하는 상황. 계산을 하시던 아주머니는, 내 손에 있는 돈을 슬쩍 보시더니, 그냥 3,19유로만 받아가셨다.오랜만에 도서관에 들려서 너무나 보고 싶었던 한국 책을 한권을 개인 소장을 위해 스캔했다. 전혀 생판 모르는 사람의 책인데, 우연히 내가 빌려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스캔을 하는데, 옆에서 복사를 하던 한 사람이 돈이 모자랐나보다. 몇장 만 더 하면 되는데 2유로를 넣기에는 아까웠나보다. (보통 독..
베를린의 사회적 혼합/ Sozial Mischung 독일어로는 Soziale Mischung, 영어로는 Social Mix 그리고 한국어로는 사회적 혼합(사회계층혼합, 근데 보통 '소셜 믹스'라고 이야기를...한다)소셜 믹스를 이야기할 때면 빠지지 않는 도시는 바로 뉴욕이다. Cultural melting pot문화적 용광로같은 말로 수식되는 이 도시는 수많은 문화의 이민자들이 용광로에서 녹아 하나로 합쳐지는 것처럼 뉴욕이라는 한 도시를 만들고 있다는 설명을 하는데 많이 사용되었다. 근데 아마 지금도 그런 용어를 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대부분으 도시에서는 사람들이 섞이기 보다는 제각각의 문화를 만들어서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이민자들이 만든 미국의 도시들에서도 (특히 인종간의) 다르다는 것에 대한 구분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