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64)
-
2015 베를린의 변화: 한 줌의 영혼을 잃는 도시
129년을 끝으로 문을 닫는 슈람 씨의 채소가게.오래된 생필품 가게와 한 줌의 영혼을 잃게 된 프렌츨라우어 베르그최근 읽었던 독일어 기사 중에 가장 깔끔했던 기사. 한 평범한 채소가게 주인 부부의 삶과 도시의 변화 그리고 지역의 변화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이들의 이야기를 너무나 잘 적어내려갔다. 이런 가게들은 우리나라로 치면 동네 구멍가게 동네 슈퍼마켓과 다를 바 없다. 지금까지 어찌어찌 버티던 이 곳들은 대부분 월세가 오르고 지역의 성격 자체가 바뀌어가면, 하나 둘 카페, 레스토랑, 옷가게 등등으로 바뀌었다. 프렌츠라우어 베르그Prenzlauer Berg는 사실상 베를린에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곳이자, 관련해서 많은 연구가 진행된 동네이기도 하다. 지금 이렇게 동네..
2015.12.12 -
브레멘 유보트 벙커 발렌틴/ U-Boot Bunker Valentin, Bremen
지난 학기부터 Bremen과 큰 인연을 가지게 되었다. 학교 도시설계 프로젝트 대상지가 브레멘이었고, 또한 방학 동안 다녀온 워크숍도 브레멘에서 우연히 진행되었다. 겸사겸사 브레멘이라는 도시의 재미 난 매력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앞으로 간혹 브레멘에 대한 이야기도 가끔 쓰고자 한다. 브레멘에 대한 첫 사진과 글은 벙커 발렌틴(Bunker Valentin)이라는 곳에 관한 지극히 평범한 글이다. 그동안 써온 도시, 건축적인 맥락의 글과는 전혀 상관없지만, 개인적으로도 인상이 깊었던 곳이고, 이 곳을 추천해준 모든 사람이 '오싹한, 분위기가 안 좋은, 으스스한' 등의 표현을 아끼지 않고 표현했던 장소였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이 거의 끝나가던 무렵 독일 나치가 U-Boot XXI(독일어론 우부트이지만 영..
2015.10.18 -
2015 약자들의 도시, 베를린
자연 앞에선 인간은 한 없이 무기력한 인간은 약한 동물이다. 동시에 인간은 잔인한 동물이다. 자연을 정복하고, 파괴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인간이란 종족 내에서도 인간은 스스로 무기력하기도 하고, 잔인하기도 하다. 하지만 Bizim Bakkal의 운동은 계속되고 있다.사실 건물 주인은 대리인을 통해 "챨리스칸 가족의 개인적 사정을 고려하여" 계약 해지를 취소한다고 이미 발표했고, Bizim Bakkal 채소가게가 그 자리에 남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고, 이제 겨우 시급한 문제를 해결한 상태라는 점이 그들이 모임을 이어나가는 이유이다. 앞으로 집주인(혹은 대리인 등)과 상호 동의할 수 있는 결론(재계약 등)을 내려야하는 상황이고, 내외부의 요인으로 인해 힘 없이 변화..
2015.07.26 -
2015 Speicherstadt, Hamburg
함부르크 Speicherstadt가 지난 7월 5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19,20세기 성장한 국제교역의 규모를 상상할 수 있을 만한 상징적인 지역으로, 붉은 벽돌의 창고 건물들이 일품이다. 그 강력한 특징 덕택에, 주변에로 새로 개발된 건축물도 대부분 붉은 계열의 외장재를 사용하고 있다. 2차세계대전 때 대부분 파괴되었고, 전후 자료를 바탕으로 다시 복원된 장소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함부르크는 밝을 때보다는 어둡고 우울한 느낌이 더 기억에 많이 남는 도시다.
2015.07.21 -
2015 도시 환경이 인간의 활동에 미치는 영향
베를린에 와서 바뀐 생각이 참 많지만,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간략하게 정리한다. 심각하게 쓰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 없는 글이기 때문에, 제목은 진지하게 쓰고, 농담조로 마무리 짓는다.오랫동안 소위 환경결정론과 같은 생각으로 멋진 광장, 좋은 거리 그리고 잘 가꿔진 공원이 더 나은 시민활동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학부 설계 당시의 나의 작품 그리고 주변 동기 선후배들의 작품을 보면, 유럽과 미국의 잘 나가는 (보행) 도시의 공공 공간을 따라 하여 한국의 도시 공간을 완전히 바꾸던가 아니면 접목하는 방식의 설계가 대부분이었다. 교수들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마을 만들기'라는 좀 더 풀뿌리형식의 생각을 하도록 유도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전에 학교를 다녔던지라, 마스터 플..
2015.04.26 -
2015 Dragonerareal를 지켜내다/ Bundesrat vertagt Verkauf des Dragoner-Areals
Dragonareal(기사에서는 Dragon-Areals로 표기하는데, 일반적으로는 편하게 Dragonerareal이라고 씀)은 Kreuzberg지역의 마지막 남은 대규모 개발이 가능한 구역으로, 얼마전까지만해도 현재 베를린 정부 소유인 약 47.000㎡에 달하는 땅이다. 그리고 이 땅은 최고 입찰가격이었던 약 3천6백만유로(약 432억원)에 오스트리아/체코에 기반을 둔 EPG Global Property Invest라는 회사에 판매될 예정이었다. 대형 쇼핑몰과 고급주택을 지어온 회사라고 한다.하지만 그 계획은 오늘 있었던 베를린 시 재정 위원회에서 결정되지 못한채 연기되었다. 물론 다음 재정위원회가 있을 6월까지 미루어진 일에 불과하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최고입찰가격에 정부 소유 부동산을 판매하는 ..
2015.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