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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8 타이베이+홍콩

타이베이: 쌍십절 축제와 시먼홍러우

by 도시 관찰자 2019. 3. 21.

쌍십절 雙十節 축제

아침 비행기로 홍콩으로 넘어갈 다음 날을 생각하면, 이날은 타이베이를 둘러볼 사실상 마지막 날이었다. 마지막 날 아침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끊임없이 지나가는 거리 인근에 있는 숙소였음에도, 방음이 잘되는 편이라서 아침에 소음으로 잠을 깨지 않았었는데, 이날은 쌍십절 퍼레이드 준비 소리에 잠을 깰 수밖에 없었다. 쌍십절은 말 그대로 10월 10일을 기념하는 날로, 중화민국(대만)의 건국 기념일이다. 사실 퍼레이드 준비 소리를 듣고 일어나서 창문으로 퍼레이드 준비 모습을 보고 검색해볼 때까지 쌍십절이 있는 줄도 몰랐고, 그렇게 우연히 쌍십절에 맞춰 타이베이를 방문한 것이었다.

 

성중노패우육납면대왕(성중 우육면 대왕) 城中老牌牛肉拉麵大王 (타이베이 관광청구글 맵 위치)

우육면에 집중하는 여행. 축제 준비를 하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근처 시장 골목에서 가볍게 우육면을 한 그릇 먹었다. 우육면 사진은 기억을 되새기기 위해 올리지만, 맛에 대한 평가는 따로 작성하지 않을 예정이다. 각자의 맛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고, 무엇보다 블로그에 기록을 남긴 곳은 하나 같이 다 맛있었기 때문이다. 언제나 입이 심심하다 싶으면 마신 생과일주스.

 

쌍십절에 타이베이 곳곳에서 이런저런 행사가 있었는데, 메인은 이 퍼레이드 행렬이었다. 각 정부 부처가 건국절을 기념하기 위한 여러 테마를 바탕으로 이런저런 퍼포먼스를 하면서 퍼레이드를 하는 것으로 보였다. 행사가 시작하기 전에도 퍼포먼스 준비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다들 안무랑 퍼포먼스 연습하고 합 맞춰보는 가운데 유독 생기가 없고, 왠지 패배적인 기운이 가득한 팀이 있었는데, 바로 사회주택(Social Housing) 팀. 너무나 대만의 주거난을 잘 보여주는 모습이 아니었나 싶었다.

 

원주민 위원회 COUNCIL OF INDIGENOUS PEOPLE

중국 본토에서 건너오기 전부터 거주해온 원주민이 있는 대만에서 인종 문제는 주요한 이슈 중 하나라고 들었는데, 퍼레이드 행렬 중에도 원주민 위원회로 대만의 원주민을 대표하는 이들의 퍼포먼스가 있었다.

 

주변 건물에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경찰이 각종 장비를 가지고 대기하고 있었다.

 

축제가 시작할 시간이 되자 (특히 교차로마다) 말 그대로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가 되기 시작했다.

 

퍼레이드 팀들이 준비하는 모습을 이미 재미있게 봐서일까, 대충 어떻게 흘러갈지 상상이 돼서 사람들이 오는 방향 반대로 발걸음을 향했다. 오후 일정 전에 어제까지 가보지 못한 시먼 홍러우를 가보기 위해서였다.

 

시먼 홍러우 西門紅樓 The Red House (구글 맵 위치)

붉은 벽돌 건물 그리고 그 건물을 둘러싼 형태가 인상적인 시먼 홍러우는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상태였고, 덕택에 잠시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다.

 

왠지 반가운 Birkenstock. 타이베이에는 약 170km로 추청 되는 수많은 아케이드(Ding-A-ka)가 존재하는데, 그곳은 한결같이 건물 사이 그리고 보도 간 단차를 모두 부드럽게 연결하고 있다. 미학적으로 뛰어나진 않지만, 기능적으로 누구나 큰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도시 전체의 아케이드가 정돈되어있다. 그것은 2002년부터 정부가 아케이드 바닥 단차 극복을 위해 팀을 꾸려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고, 2012년까지 약 143km 구간에 대한 정비를 완료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는 말이 쉬운 사업이지만. 아케이드 공간은 공공도로가 아니라, 건물의 필지 일부고(사유지), 아케이드가 있는 1층은 보통 상업 공간이 대부분이다 보니 공사기간 동안 (경제적) 피해를 입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에, 그걸 설득하고 공론화시키는 등의 작업이 중요했다고 한다.* 도시는 거대한 단일 건축 사업보다 이렇게 사소해 보이지만, 거대한 도시 규모의 시스템을 갖추는 사업을 통해 더 좋은 도시로 거듭난다.

* Accessible Arcades makes Taipei Friendlier - Taipei Arcade Pavement Leveling Program, 2012 (보고서 다운로드 링크)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 오니, 시먼 홍러우가 문을 열었다. 기념품 가게와 건물에 대한 간략한 전시를 하고 있는 공간을 지나 +자 형태의 건물 공간으로 들어가니, 젊은 디자이너들의 팝업샵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시먼 홍러우는 일제강점기였던 20세기 초에 시장 건물로 지어졌고, 1945년부터는 극장 건물로 활용되기 시작했으며, 2000년 화재 이후 리노베이션을 거쳐 2007년 타이베이 문화재단을 통해 현재의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시먼 홍러우에 있었던 모든 젠더를 위한 화장실 All Gender Restroom

 

대만 그리고 타이베이는 아마도 아시아 국가 그리고 도시 중에서는 가장 진보적인 소식이 자주 들리는 곳이다. 동성혼(정확히는 결혼을 이성 혼으로만 제한하는 것에 대한 반대)에도 가장 크게 이슈화되고 있기도 하고, LGBT 커뮤니티 또한 계속 성장하고 있다. 시먼 홍러우 건물 남쪽 광장에 면한 바(Bar) 구역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야외 게이바 구역으로도 유명하다.

* 내용 참조

 

Is This Asia’s Most LGBT-Friendly City?

Under the radar of most U.S.-based travelers, Taipei boasts a lively LGBT community and one of the friendliest receptions in Asia. Explore it like a local with W Hotel concierge Joyce Hsu.

www.cntravel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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