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13. 18:00ㆍ여행/'19 나폴리+시칠리아
아니야, 나쁜 말 듣지 마. 에리체, 너는 충분히 매력적인 도시야. 다만 나는 대도시인이고, 너는 소도시 중에서도 소도시일 뿐이야.
웬만하면 이런 말 안 하지만 사실 유럽의 소도시(사실상 동네 수준)를 여행할 땐 어떤 감정이입이 쉽지 않기 때문에, 하루 이상 머무는 것이 오히려 도시의 매력이 반감되는 독이 된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물론 그냥 가볍게 휴양 느낌으로 왔을 때는 다르다. 근데 뭔가 많은 것을 보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그 지역 사람들에 이입을 하는 스타일이라면, 역설적으로 소도시는 짧은 기간만 머무는 것이 좋다 생각한다. 에리체가 딱 그런 도시였다. 몇 시간이면 동네를 구석구석 둘러볼 수 있는, 그래서 하루 이상 지내기엔 애매한 도시 아닌 도시.
어제는 보이지 않던 물통이 보였다.
후. 물론 주변 풍경만 감상해도 하루가 부족하긴 하다.
멀리 다음의 목적지인 트라파니Trapani가 보인다. 독특한 도시 형태 그리고 유명한 트라파니 염전이 옆에 보인다.
에리체에는 중세시대 성 유적지가 도시의 사실상 유일한 관광지인데, 가이드도 들었고, 안내판도 열심히 읽었는데, 사진을 봐도 정말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래서 그때그때 중요한 것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운 사람 따로 있고, 그 와중에 사진 찍어야 하는 사람 따로 있고. 기억이 미화된 걸진 모르겠지만 6월 말 그리고 7월 초 날씨는 막 더워 죽겠다는 느낌보다는 해가 너무 뜨거워서 피부가 너무 타거나 화상 입을까 봐 피하는 느낌이 강했다. (뭔 소리지 싶지만 나한테는 그랬음. 막 더워 죽을 것 같진 않고, 그냥 해만 너무 뜨거움.)
아무래도 우물에 빠지면 사람 구하기 힘드니까 다른 곳보다 철장이 철저해보인다.
1943년도 군사 어쩌꾸 써있는 포스터라 당황했는데, 검색해보니까 (참조) 영화 촬영 떄문에 비교적 최근에 붙였던 포스터라고 하네.
오래간만에 세로 사진.
이탈리아 노년 남성들만큼 세련된 한량의 역할이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 있을까.
천공의 도시. 천공...
이즈음까지 제 여행기를 읽어왔다면, 어떤 포인트를 좋아하는 사람인지 파악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같이 즐거워해주세요. 행복은 나누면 두배.
하 출입문 프레임 비율이랑 커튼 패턴 좀 봐... 일상이 아름다움이다.
소소한 처마 디테일.
이게 완전한 상태. 비 오면 쪼르륵, 쪼르륵. 상상만 해도 좋네.
마음에 들어서 찍었는데, 나중에 기회 되면 사 와야겠다. 짧지만 그렇게 아쉽진 않은 에리체 둘러보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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