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2. 28. 18:00ㆍ리뷰
* 정기적으로 묶음 리뷰를 써야겠다는 시발점이 된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를 제외하곤 순서는 무의미합니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2025 ★★★★☆
뭐랄까. 디카프리오가 자기랑 안 어울리는 역할도 맞네 했다가 뭔가 디카프리오랑 너무 잘 맞는 역할이 네로 끝이 나는 영화. 할리우드식 굿뉴스 느낌이었고, 뭐랄까 정말 혁명이 필요한 시기로 넘어가고 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하필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바로 직전에 봄). 전화 장면은 계속 봐도 웃길 것 같고, 그리고 잠깐 스쳐 지나간 전화 속 상대방의 모습이 떠오르며 계속 여운이 남을 것 같다.

나는 왜 이렇게 웃긴가, 2023 ★★★★★
이반지하님의 에세이를 읽는 게 이번이 두 번째이다. 「공간 침투」는 다분히 내 이전 전공에 대한 집착 때문에 사본 책이었는데,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당연히 그 전작 에세이들도 궁금하던 차 우연히 이 귀한 중고책을 구할 수 있어서 읽었는데, 뭐라고 해야 할까. 이반(지하)을 모르는 혹은 궁금한 사람들의 입문서로 그의 에세이들을 읽는 것을 의무화시켜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이야기 한편 한편이 너무나 대단했다.

머터리얼리스트, 2025 ★★★★★
긴 리뷰를 쓰고 싶은 로맨틱한 영화. 영화에서 감독이 중요하다곤 하지만 사실 나는 감독에게 큰 관심을 주는 경우가 별로 없긴 한데, 셀린 송 감독님은 『 패스트 라이브즈』에 이어서 『머터리얼리스트』까지 내게 너무 큰 공감의 감동을 준 영화의 감독이라 아마 그의 영화를 매번 찾아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충성!
영화 초반부 결정사 직원인 여주인공과 그 주변에서 나오는 모든 대사가 연애와 결혼을 하지 않는 혹은 하지 못하는 이들을 쿡쿡 찔렀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맥락을 바탕으로 영화 후반부에 마음을 사르르 녹여주는 것이 너무 좋았다.

결혼 피로연, 2025 ★★★★☆
결말이 너무 비현실적이었으나 이 시대에 퀴어 주제를 다룬 영화가 굳이 너무 현실적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들어 간 영화. 아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고, 영어권 영화에서 이렇게 한국식 영어 억양을 많이 들을 수 있는 영화가 있을까 싶었다. 이런 느낌 들기 쉽지 않은데, 주인공들이 뭔가 다 귀여웠다는 점도 영화의 매력을 높이는데 한몫을 했다. 큰 틀에서 윤여정 배우님 캐스팅(그리고 그 스토리)이 정말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하고, 트레일러만 보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되는 영화다. 직접 꼭 보시길 바란다.

절창, 2025 ★★★★☆
주인공과 주변 인물이 "백인"이라 상상을 하며 책을 읽었고 주인공의 저택은 피키 블라인더스의 저택을 떠올리며 읽었다. 많은 소설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내가 소설 많이 읽던 시대의 소설은 굉장히 1차원적으로 서사를 다루었던 것 같은데, 이 소설은 시작부터 그렇고 서사를 전개해 나가는 과정이나 마무리까지 좀 생소했는데, 그럼에도 큰 흐름에 대한 이해가 명료하게 이루어져서 좀 신기했다.

아노라, 2024 ★★★★☆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본 지 어연 8년. 코로나 이전 이야기들은 마치 15,20년도 전 기억 같은데, 아무튼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감독의 최근 작품인 아노라 역시 막연하게 비슷한 영화겠거니 생각하면서 봤다. 예상대로 초반부는 비슷한 분위기로 흘러갔는데, 중반부부터 블랙 코미디적 요소가 더 강해지면서 생각보다 훨씬 더 재미있게 영화를 봤다. 어떤 의존적인 삶에 대한 오지랖 걱정 동시에 어떤 속 시원함이 공존하는 영화. 결말이 당황스러울 뻔했지만, 그 결말의 결말이 잊히지 않을 것 같았 연출이었다. 불편함을 쉽게 유발할 만한 주제의 영화임에도 불편함과 영화적 연출 사이에서의 줄다리기를 잘한 영화라 생각된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2017 ★★☆☆☆
『프랑켄슈타인』을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봤기에 문득 생각이 나서 본 셰이프 오브 워터. 프랑켄슈타인도 그랬는데, 이 영화를 보니 감독의 표현 방식이나 취향이 나랑 미묘하게 안 맞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애묘인의 심장을 떨어지게 한 장면 별점 -1, 그에서 이어지는 반려인의 발언에서 별점 -1. 이 상황 전까지의 관계성(인간들과 크리쳐)과 크리쳐와 고양이의 관계성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며 인간 중심적인 이중잣대(크리쳐 vs 귀여운 반려동물)를 가진 관객인 우리를 비판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느껴졌는데, 이해가 당연히 되지만서도, 여전히 애묘인에게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었다. 아무튼 나랑 안맞음. (농반진반+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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