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23)
-
2015 베를린의 사회적 혼합/ Sozial Mischung
독일어로는 Soziale Mischung, 영어로는 Social Mix 그리고 한국어로는 사회적 혼합(사회계층혼합, 근데 보통 '소셜 믹스'라고 이야기를...한다) 소셜 믹스를 이야기할 때면 빠지지 않는 도시는 바로 뉴욕이다. Cultural melting pot문화적 용광로같은 말로 수식되는 이 도시는 수많은 문화의 이민자들이 용광로에서 녹아 하나로 합쳐지는 것처럼 뉴욕이라는 한 도시를 만들고 있다는 설명을 하는데 많이 사용되었다. 근데 아마 지금도 그런 용어를 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대부분으 도시에서는 사람들이 섞이기 보다는 제각각의 문화를 만들어서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이민자들이 만든 미국의 도시들에서도 (특히 인종간의) 다르다는 것에 대한 구분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
2015.12.21 -
2015 완벽한 도시도, 나쁜 도시도, 좋은 도시도 없다.
지지난 토요일 베를린에서는 두가지 시위가 있었다. 첫번째 사진은 시위라기 보다는 Kolonie Str.에서 벌어지고 있는 월세 상승으로 인한 세입자들이 직면한 문제를 이웃들에게 알리는 홍보 정도의 행사였고, 두번째 사진은 Friedels Str.에 위치한 한 주택 공동체Hausgemeinschaft이자 그리고 문화공간으로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같은 날 두 장소에서 보여진 사람들의 연대의 수준은 차원이 달랐다.Kolonie Str.가 위치한 Wedding 지역은 아직 Gentrification이 심하게 일어나지 않은 몇 안되는 Ringbahn내부의 구역으로, 거주민의 다수가 이주 배경을 지니고 있는 평범한 동네 중 하나다. 임대료 상승의 위기에 처한 주택의 거주민 역시 이주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대부분이..
2015.12.15 -
2015 베를린의 변화: 한 줌의 영혼을 잃는 도시
129년을 끝으로 문을 닫는 슈람 씨의 채소가게.오래된 생필품 가게와 한 줌의 영혼을 잃게 된 프렌츨라우어 베르그최근 읽었던 독일어 기사 중에 가장 깔끔했던 기사. 한 평범한 채소가게 주인 부부의 삶과 도시의 변화 그리고 지역의 변화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이들의 이야기를 너무나 잘 적어내려갔다. 이런 가게들은 우리나라로 치면 동네 구멍가게 동네 슈퍼마켓과 다를 바 없다. 지금까지 어찌어찌 버티던 이 곳들은 대부분 월세가 오르고 지역의 성격 자체가 바뀌어가면, 하나 둘 카페, 레스토랑, 옷가게 등등으로 바뀌었다. 프렌츠라우어 베르그Prenzlauer Berg는 사실상 베를린에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곳이자, 관련해서 많은 연구가 진행된 동네이기도 하다. 지금 이렇게 동네..
2015.12.12 -
브레멘 유보트 벙커 발렌틴/ U-Boot Bunker Valentin, Bremen
지난 학기부터 Bremen과 큰 인연을 가지게 되었다. 학교 도시설계 프로젝트 대상지가 브레멘이었고, 또한 방학 동안 다녀온 워크숍도 브레멘에서 우연히 진행되었다. 겸사겸사 브레멘이라는 도시의 재미 난 매력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앞으로 간혹 브레멘에 대한 이야기도 가끔 쓰고자 한다. 브레멘에 대한 첫 사진과 글은 벙커 발렌틴(Bunker Valentin)이라는 곳에 관한 지극히 평범한 글이다. 그동안 써온 도시, 건축적인 맥락의 글과는 전혀 상관없지만, 개인적으로도 인상이 깊었던 곳이고, 이 곳을 추천해준 모든 사람이 '오싹한, 분위기가 안 좋은, 으스스한' 등의 표현을 아끼지 않고 표현했던 장소였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이 거의 끝나가던 무렵 독일 나치가 U-Boot XXI(독일어론 우부트이지만 영..
2015.10.18 -
2015 오스트리아 여행/ Österreich
여름 휴가(?)를 가장한 약 2주간의 답사로 오스트리아를 다녀왔다. 나에겐 아름다운 도시들이 있는 나라가 먼저 떠오르는 곳이지만, 많은 유럽권 친구들에게는 '알프스가 있는 나라'로 그리고 당연히 '도시를 벗어나 알프스의 자연을 누릴 수 있어 좋은 나라'라는 인식이 먼저라는 점도 재미있었다. 그런 인식의 차이만큼 그리고 휴가가 아닌 답사 중심(?)의 여행이었던만큼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빈에서 보냈고, 황홀한 도시 빈의 매력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특히 150주년을 맞이한 링슈트라쎄Ring Straße와 관련된 전시들의 수준과 다양한 주제를 보며 놀랍기도 하며 절망스럽기도 했다. 기억나는 사진과 장소들.
2015.10.10 -
2015 약자들의 도시, 베를린
자연 앞에선 인간은 한 없이 무기력한 인간은 약한 동물이다. 동시에 인간은 잔인한 동물이다. 자연을 정복하고, 파괴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인간이란 종족 내에서도 인간은 스스로 무기력하기도 하고, 잔인하기도 하다. 하지만 Bizim Bakkal의 운동은 계속되고 있다.사실 건물 주인은 대리인을 통해 "챨리스칸 가족의 개인적 사정을 고려하여" 계약 해지를 취소한다고 이미 발표했고, Bizim Bakkal 채소가게가 그 자리에 남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고, 이제 겨우 시급한 문제를 해결한 상태라는 점이 그들이 모임을 이어나가는 이유이다. 앞으로 집주인(혹은 대리인 등)과 상호 동의할 수 있는 결론(재계약 등)을 내려야하는 상황이고, 내외부의 요인으로 인해 힘 없이 변화..
2015.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