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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건축/베를린

데이비드 치퍼필드: 새롭게 태어난 신 박물관/ Neues Museum, David Chipperfield 이전 글(2014/12/03 - [도시건축/베를린] - 데이비드 치퍼필드: 베를린은 어떻게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위대한 도시가 되었는가, 2014/05/13 - [도시건축/베를린] - 데이비드 치퍼필드: 도시에는 아름다운 주택이 필요하다!) 나는 데이비드 치퍼필드에 대한 작은 환상이 있다. 다행이도 그는 나의 환상을 꽤나 충족시켜주는 섬세한 건축가이다. 그 중 나를 그에게 빠져들 수 밖에 없게 만든 놀라운 건축물 베를린 신 박물관(Neues Museum)은 그야말로 명작 중의 명작이다. 개인적으로는 전시를 보러가서 건축 디테일만 보고 나오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현재 Neues Museum 뒷편으로 James-Simon-Galerie 공사가 한창이다. 이 곳 역시 베를린의 여느 신축공사가 그렇듯 비용이 폭..
두려움의 공간 코티/ Das Kottbusser Tor ist ein Ort zum Fürchten 기사를 통해 소개한 적 있는 Kotti 일대 지역이 최근 우범지역 그리고 두려움의 지역ein Ort zum Fürchten이 되었다는(!) 기사와 베를린 지역 방송에서 최근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지역 주민과 상인들 또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지역 경찰과 정부의 대책 요구 및 스스로 대안을 찾는데 집중을 하고 있다.나도 최근에 몇번 Kotti를 다녀오고 나서 약간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애초에 Kotti일대의 공간 자체가 그리 안전한 유럽 도심의 아름다운 구역이 아니라, 과거에도 이미 마약상들로 문제가 많았고, 정신 나간 사람도 꽤 많은 재개발된 주거 Komplex가 있는 장소였지만, 불과 작년에만 해도 지금과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곳은 아니었다. 특히, Oranienstraße로 가기 위..
도시가 난민들에게 자유를 줄까? 1. 같은 날 만났던 두가지의 상반된 그래피티. 물론 상단은 그래피티라기보다는 그냥 낙서라고 봐야할 것 같다. 하나는 메르켈의 난민 정책을 조롱하고, 다른 하나는 지지하는 듯한 내용이다. 도시는 오래전부터 자유의 상징이었다. 중세시대의 법Rechtgrundsatz에 기록되어있다고 하는 문구 "도시의 공기가 자유를 만든다. Stadtluft macht frei"는 중세시대의 노예가 주인으로부터 도망쳐 도시에서 1년하고도 1일간 들키지 않은채 있었다면, 자유를 얻게된다는 내용의 문구이다. 물론 최근에는 이 문구를 활용할 때, 도시가 시골이나 작은 마을보다 더 자유로울 수 있음을 의미하는 용도로 많이 쓰인다. 참고로 몇몇 사람들은 "노동이 자유를 만든다Arbeit macht frei"라는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
난민들을 위한 집은 없다/ No Home for Refugees 얼마전 Charlottenburg의 Spreeufer의 한 건물이 점거되는 사건이 있었다. 얼마전이라고 써놓고보니 거의 반년전의 일이다. 그만큼 찍은 사진의 배경도 많이 바뀌었다. 스쾃 같은 것은 먼나라 이웃나라의 역사 속의 이야기였는데, 내가 독일에서 산 이후로도 몇몇 스쾃이 실제로 이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과거와는 다르게 대부분 하루 이틀 사이에 경찰력에 제압당하는 단발성의 프로젝트였다. 주황색 타일 외벽이 인상적이었던 베를린 공대 소유의 건물은, 난민을 위한 활동가들Socialcenter4all에 의해 점거되었다. 이 건물의 철조망에는 베를린 공대 소유라고 명기되어있지만, 실제로는 오래전에 민간 투자회사에 판매된 상태라고 한다. 활동가들은 Zwischennutzung 계약을 맺어서 오래동안 비어있..
배트맨 비긴즈, 도시는 누구의 것인가 그리고 도시 운동 우연히도 지난해 말 그리고, 올해 초 베를린에서 벌어진 주요 시위에 참여했다. 정확히는 관찰을 하러 갔다. 두 거리 시위 모두 베를린의 주요 Linke Szene(좌파 구역)이라고 할 수 있는 장소를 주제로 한 시위였다. Friedel54 kämpft, Kiezladen bleibt는 노이쾰른Neukölln에 위치한 주거 공동체 건물이 해외 투자가에게 팔리며, 40~70%가량의 월세 상승에 놓여있고, 지상층에 있는 Kiezladen은 그로 인해 문을 닫게 될 위기해쳐했다. 이 주거공동체가 위치한 지역도 Gentrification이 활발하게 진행된 그리고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이들은 Friedel54 kämpft, Kiezladen bleibt라는 거리 시위를 꾸렸고, 천명이 훌쩍 넘는 시위대가 노이쾰른..
도시의 다양성 다양하지만, 다양하지 않은. 다양성을 항상 이야기하지만, 다양하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은 다양하다는 말을 제외하고는 너무나도 어렵다. 주택 외벽에 그리고 발코니에 다양한 색상은 개인의 취향을 나타내는 소소한 지표가 될 수는 있지만, 이런 유형의 아파트들은 전형적인 다양하지 않은 계층의 상징과도 같다. 조립식 주택 그리고 모국의 방송을 시청하기 위한 위성 안테나가 보여주는 모습 또한 다양해보이지만 다양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제는 누구든 모든 일에 대해 쉽게 자신의 의견을 내뱉을 수 있는 시대지만, 조금씩 더 알아갈 수록 뭐든 쉽게 내뱉을 수 없는 시대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관용의 도시, 베를린 오늘은 사소하게 기분 좋은 일이 몇가지 있었다. 하루종일 바쁜 날이라 수업 옴겨가는 시간에 Mensa Cafeteria에서 샌드위치와 티를 샀다. 3,20유로가 나왔는데, 내 동전은 2유로 2개, 1유로 1개, 그리고 총 19센트의 잔돈이 합쳐진 5.19유로뿐이었다. 즉, 1센트가 없어서 5유로 동전을 내야하는 상황. 계산을 하시던 아주머니는, 내 손에 있는 돈을 슬쩍 보시더니, 그냥 3,19유로만 받아가셨다.오랜만에 도서관에 들려서 너무나 보고 싶었던 한국 책을 한권을 개인 소장을 위해 스캔했다. 전혀 생판 모르는 사람의 책인데, 우연히 내가 빌려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스캔을 하는데, 옆에서 복사를 하던 한 사람이 돈이 모자랐나보다. 몇장 만 더 하면 되는데 2유로를 넣기에는 아까웠나보다. (보통 독..
베를린의 사회적 혼합/ Sozial Mischung 독일어로는 Soziale Mischung, 영어로는 Social Mix 그리고 한국어로는 사회적 혼합(사회계층혼합, 근데 보통 '소셜 믹스'라고 이야기를...한다)소셜 믹스를 이야기할 때면 빠지지 않는 도시는 바로 뉴욕이다. Cultural melting pot문화적 용광로같은 말로 수식되는 이 도시는 수많은 문화의 이민자들이 용광로에서 녹아 하나로 합쳐지는 것처럼 뉴욕이라는 한 도시를 만들고 있다는 설명을 하는데 많이 사용되었다. 근데 아마 지금도 그런 용어를 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대부분으 도시에서는 사람들이 섞이기 보다는 제각각의 문화를 만들어서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이민자들이 만든 미국의 도시들에서도 (특히 인종간의) 다르다는 것에 대한 구분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완벽한 도시도, 나쁜 도시도, 좋은 도시도 없다. 지지난 토요일 베를린에서는 두가지 시위가 있었다. 첫번째 사진은 시위라기 보다는 Kolonie Str.에서 벌어지고 있는 월세 상승으로 인한 세입자들이 직면한 문제를 이웃들에게 알리는 홍보 정도의 행사였고, 두번째 사진은 Friedels Str.에 위치한 한 주택 공동체Hausgemeinschaft이자 그리고 문화공간으로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같은 날 두 장소에서 보여진 사람들의 연대의 수준은 차원이 달랐다. Kolonie Str.가 위치한 Wedding 지역은 아직 Gentrification이 심하게 일어나지 않은 몇 안되는 Ringbahn내부의 구역으로, 거주민의 다수가 이주 배경을 지니고 있는 평범한 동네 중 하나다. 임대료 상승의 위기에 처한 주택의 거주민 역시 이주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대부분..
약자들의 도시, 베를린 자연 앞에선 인간은 한 없이 무기력한 인간은 약한 동물이다. 동시에 인간은 잔인한 동물이다. 자연을 정복하고, 파괴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인간이란 종족 내에서도 인간은 스스로 무기력하기도 하고, 잔인하기도 하다. 하지만 Bizim Bakkal의 운동은 계속되고 있다.사실 건물 주인은 대리인을 통해 "챨리스칸 가족의 개인적 사정을 고려하여" 계약 해지를 취소한다고 이미 발표했고, Bizim Bakkal 채소가게가 그 자리에 남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고, 이제 겨우 시급한 문제를 해결한 상태라는 점이 그들이 모임을 이어나가는 이유이다. 앞으로 집주인(혹은 대리인 등)과 상호 동의할 수 있는 결론(재계약 등)을 내려야하는 상황이고, 내외부의 요인으로 인해 힘 없이 변화..
축구 그리고 도시/ Finale in Berlin 지난주엔 DFB Pokalfinale 그리고 이번주엔 Championsleague-finale가 베를린 Olympiastadion에서 열린다. 지난 주에는 우여곡절 끝에 Borrusia Dortmund팬들이 Breitscheidplatz에서 응원을 벌일 수 있었는데, 챔스 각팀의 응원단들은 함께 모여 응원하는 것 없이 내일 경기를 맞이하게 될 것 같다. 지난 DFB 결승때도 그랬고, 이번 챔스 결승도 거리에서 표를 구한다며 팻말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많더라. 나 같은 사람이 보기엔 그저 '표도 없이 왜 온거지?'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도시 곳곳에 두 팀의 트리콧을 입고 있는 팬들이 등장한다. 축구 경기있는 주간에는 엄청난 관광수입이 예상되지 않나 싶다. 대략 25,000명의 팬이 비행편으로 베를린을 ..
도시 환경이 인간의 활동에 미치는 영향 베를린에 와서 바뀐 생각이 참 많지만,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간략하게 정리한다. 심각하게 쓰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 없는 글이기 때문에, 제목은 진지하게 쓰고, 농담조로 마무리 짓는다. 오랫동안 소위 환경결정론과 같은 생각으로 멋진 광장, 좋은 거리 그리고 잘 가꿔진 공원이 더 나은 시민활동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학부 설계 당시의 나의 작품 그리고 주변 동기 선후배들의 작품을 보면, 유럽과 미국의 잘 나가는 (보행) 도시의 공공 공간을 따라 하여 한국의 도시 공간을 완전히 바꾸던가 아니면 접목하는 방식의 설계가 대부분이었다. 교수들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마을 만들기'라는 좀 더 풀뿌리형식의 생각을 하도록 유도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전에 학교를 다녔던지라, 마스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