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건축/베를린(40)
-
2016 베를린의 날씨 그리고 권리
최근 유럽 전역적으로 날씨가 변덕스럽다. 독일 남부지방에는 갑작스러운 홍수로 적지않은 피해가 있었다. 베를린에서는 그 정도의 자연재해는 없었지만, 날씨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오락가락하고 있다. 하루에 최소 한번씩은 크게 비가 온다. 그래도 비가 오고 나면 아주 기분 좋은 햇살이 도시를 가득 채운다. 한국을 떠나서 유럽에서 사는 것에 대한 셀 수 없이 많은 장점이 존재하지만, 아마도 최근 가장 주목 받는 것은 이런 깨끗한 날씨가 아닐까 싶다. 유럽을 방문하는 지인마다 모두 깨끗한 공기와 환경을 누리러 여행을 온 것 같다고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대기오염이 남한 자체의 문제건, 중국이나 인접 국가가 유발한 문제건 떠나서, 분명 다양한 기술이 발전하고 있음에도 한 국가의 자연환경이 악화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2016.06.20 -
2016 쿠브리와 사회주택
2014년에 강제철거 되었던 Cuvry Brache에는 여전히 공사가 시작되고 있지 않다. 25%의 사회주택(제곱미터당 6.5유로 이하)을 제공할 의무를 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택 개발을 위해 뛰어든 투자그룹은 10%의 사회주택만 공급하고 싶어하는 상황. 베를린 도시개발부에서는 올해까지 개발을 시작하지 않으면, 개발허가를 취소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고. 이 이야기가 5월에 있엇는데, 내가 방문을 때는 뭔가 공사장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장비와 자재들이 꽤 많이 보였었다. 몇일 전 기사에 따르면 투자그룹이 아예 개발을 그만 두었다고 한다. 아무튼 상황이 이렇다보니, 베를린 정부에서 다시 땅을 사들이거나, 땅 소유주에게 도시 외곽의 정부 소유 땅과 교체한 뒤 주택을 직접 공급 방안도 이야기가 나오고..
2016.06.09 -
2016 베를린 노동절 시위/ Revolutionäre 1. Mai, Berlin
노동절 시위는 올해 처음 참여를 할 수 있었다. 시위대 출발에 앞서 '이 시기에 더이상 우리의 시위가 혁명적일 수는 없다'라는 고백으로 시작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던 사람들은 시위 행렬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내가 참여했던 그 어떤 시위보다 긴 거리 시위행렬을 만들며 이동했다. 날이 날이니 만큼, 경찰들의 긴장감도 높다. 재미난 점은 베를린의 많은 시위들은 최근 하나의 관광상품처럼 작동한다는 점이다. 특히 노동절 시위는 이미 너무나 유명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시위대가 가는 시위 경로에 앉아서 시위대를 기다리고 있기도 했다. 도로에는 시위대가, 도보에는 관광객들이. 시위는 아주 평화롭게 진행 되었고, 동시에 시위대 해산 이후 있었던 무허가 시위도 경찰 측 입장에서는 큰 피해 없이 ..
2016.05.31 -
2016 공주들의 정원과 도시 농업의 의미/ Prinzessinengarten
간만에 Prinzessinengarten을 다녀왔다. 개인적으로는 Prinzessinengarten 발음도 귀엽기도 해서일까, 공주들의 정원이라는 번역이 입에 잘 붙지는 않는다. Aufbau Haus의 화방을 들릴겸 올해 시즌 개장 이후에 처음으로 가봤는데, 학교에도 광고가 붙었던 것으로 기억나는 목조 건축 공사가 한창이었다. 여름에 다시 방문하며, 완성된 모습(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보기에 완성되지 않은 것 같은)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는 벌통과 버섯이 유독 눈에 띄었다. 애초에 녹지율이 높은 베를린에서 공원을 보기도 어렵지 않고, 또한 도시화 구역에서 도심 정원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2016 봄 글에서 쓴 것처럼 거리에도 주민들이 가꾸는 꽃들이 가득하다. 이런 도시 농업의 특징이라면, ..
2016.05.26 -
2016 베를린 갤러리 주말: 슈판다우 포어슈타트/ Spandauer Vorstadt, Gallery Weekend Berlin
중세 도시 장벽으로 구분지어지던 베를린 도시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살던 Spandauer Vorstadt. Vorstadt는 영어로 Suburb. 도시 교외 지역이라는 뜻이다. 베를린은 Cölln과 (Alt-)Berlin이라는 작은 거주지로 시작되었다. 두 마을이 합쳐지며 Berlin이 탄생하고 이후 Friedrichswerder, Dorotheenstadt, Friedrichstadt가 계획도시로 생겨났고, Spandauer Vorstadt, Köpenicker Vorstadt, Cöllnische Vorstadt 등의 교외 지역이 생겨났다. Vorstadt는 당시 사회의 주류 세력이 살던 앞선 지역에 살 수 없는 (경제적으로) 약자, 유대인, 카톨릭 그리고 병사들이 모여살던 복잡한 장소였다. 이 교외지..
2016.05.26 -
2016 건물 점거의 끝 /Linienstraße 206 bleibt
베를린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 한 장의 사진을 고를 수는 없겠지만, 내 머리 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이미지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바로 위 사진이다. 수리되지 않은채 낡디 낡은 오래된 주택과 새롭게 만들어진 꽤나 멋진 주택. Linienstraße와 Kleine Rosenthalerstraße 코너에 위치한 건물이다. 좋던 싫던 정말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베를린의 극단적인 상황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Linie 206으로 불리는 이 낡은 건물은 통일 이후 Spandauer Vorstadt 내외로 활발히 이루어졌던 건물 점거 운동의 한 증거물이다. 게다가 실제로 당시 점거자들이 지금까지 잘 살아왔던 곳이기도 하다. 건물 점거 운동이 활발히 일어난 구역들은 현재 대부분 베를린 내에서 최고 인기구역..
2016.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