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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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건축의 미천한 경제성
도시 설계에 있어서는 공공 공간 설계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공공 공간 설계가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물론 개인의 사유지를 제멋대로 설계할 수 없는 실질적인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도시는 공공의 영역이라는 당연한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기독교가 몰락하다 시피한 독일 사회에서 천주교, 기독교가 같은 성당을 공유하는 것은 일반화되어있다. 그리고 같은 공간을 공유할 수 있을 만큼 신자 수나, 예배 등의 수와 빈도는 낮은 편이다. 또한 쾰른 성당처럼 도시에서 가장 큰 성당(주로 도심 광장에 인접한 성당)같은 유명한 관광 명소가 아닌 독일 도시의 일반적인 성당 앞이라면 인적 드문 조용한 공원을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지만 유독 베를린의 여러 성당 앞은 텅빈 성당과도 대조적으로 항상 사람들이 ..
2014.07.24 -
도시 국가가 된 팔레스타인
한 사람의 세상은 그 사람이 경험하는 만큼 넓어진다.책을 통해, 친구를 통해, 여행을 통해, 공부를 통해,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지 한 사람이 경험하는 것들이 그 사람의 세계를 형성한다. 세상에 그 아무리 많은 나라들과, 언어들과, 문화들이 있어도, 경험하지 않은 이상 그것들은 내 세상의 밖의 일이다. 가령 시리아에서 내전이 일어나서 200명의 사망자가 생겼고, 비공식적으로 200만명의 시리아 난민이 시리아 주변국으로 피난해있는 상황들이, 그냥 한국에서 지낼 땐 해외뉴스 한켠의 작은 사건이 뿐이었다. 근데 이 곳에서 독일어를 배우며, 시리아 내전을 피해 10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접고 독일에서의 정착을 꿈꾸는 친구를 사귀게 된 순간, 시리아 내전은 내 세계 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터키와 쿠르트족 그리고 그리..
2014.07.12 -
건축가의 윤리 그리고 나치 전당 대회장/ Reichsparteitagsgelände
1.적어도 나에게 Nürnberg뉘른베르크라는 도시를 생각했을 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실현되지 못한 또 다른 나치의 도시인 Dutzendteich듀젠트 호수지역이다. 뉘른베르크의 구도심을 보면 역사적 지식이 없이는 감히 나치를 떠올릴 수 없는 아름다운 도시로 유명하지만, 과거에 비해서 너무 귀여운 이름으로 불리는 Dokumentationszentrum도큐젠트룸의 본래 이름인 Reichsparteitagsgelände나치 전당 대회장 건물을 한번만 경험하면 그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 그 정도로 이 Dutzendteich에 있는 단일 건축물이 주는 경험은 색다르다. 적어도 내가 직접 경험해본 기자의 피라미드가 단순 건축물의 크기 그 자체로 나를 압도했다면, 이 나치 전당 대회장은 내부 중정의 거..
2014.07.07 -
도시와 규제
현대 도시의 규제는 역사와 그 역사속 시민들의 희생의 산물이다. 그렇기에 규제가 없는 현대 도시는 절대로 상상할 수 없다. 인터넷에 Kowloon walled city라는 기괴한 홍콩의 한 주택단지 사진과 글이 떠돈 적이 있다. 이 도시는 오랜 세월 전에 무허가로 지어진 주택단지로 밀도가 극도로 높고, 단지 내부에서 햇살을 받는 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고, 위생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은 상상도 못하고 치안 또한 안좋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놀라운 것은 이 주택 단지가 철거되기 전에 꽤나 자세하게 자료 조사가 되었고 수많은 사진들과 예술 작품으로 기록되어있다는 것이다. 쥐도 새도 모르게 오래되고 역사적인 주택 단지가 철거되는 서울과는 많이 다르다.규제 없는 도시의 최종 모습은 아마 Kowloon walle..
2014.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