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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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도착
서울을 떠나 베를린으로 돌아오기 전 일주일간의 짧은 타이베이+홍콩 여행. 사대주의에 빠져 유럽만 바라보다가, 유럽에서 살다 보니 어느 순간 (동) 아시아에 눈이 가고 있었는데, 어찌어찌 편도 (저가) 항공편을 잘 엮어보니까 타이베이+홍콩을 거쳐 베를린으로 돌아오는 일정을 짤 수 있었다.아무튼 (동) 아시아에 관심이 가게 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서로 연관이 되는 몇 가지 주요한 이유를 꼽아보자면...우선 유럽 지역에서 (동)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고, 그 사회에서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같이 관심을 가지게 된다.(동) 아시아 사람으로의 정체성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 황인종으로 살다 보면, 아시아인으로의 정체성보다는 개별 국가의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이 확고해진다. 하지만 유럽처..
2019.01.29 -
서울 9/10: 잠실 그리고 타이어 할인 전문점의 공간
가든 파이브나 롯데타워가 그 문제에도 불구하고 그냥 결국 이렇게 자리잡아버려서 너무 슬프다.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고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표본이 쌓이지 못할 망정, 잘못되어도 해서는 안될 일도 밀어붙여서 성공하면 된다는 표본이 이 도시 속에 계속 쌓여가고 있다. 그런 결과들. "우리" 이 잠실 재개발 단지에 살 수 있는 우리만이 풍요롭게 누릴 수 있는 우리의 아파트 단지. 도시민으로서 공동체 그리고 연대 의식은 약간의 기부채납으로 끝내버리며 그들만의 안전한 왕국을 만드는 것이 한국 사회에서는 지난 10여년간의 성공의 모델이었다. 급하게 바뀌진 않겠지만, 그것도 조금씩은 바뀌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타이어 할인점 오프닝 행사가 있었는데, 자동차가 서있어야할 공간에 사람들이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축..
2018.12.22 -
서울 8/10: 해방촌으로 향하던 한강다리
서울을 방문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행기 값은 베를린에서 인근 대도시로 일주일 정도 여행을 하는 수준의 비용이다. 그래서 사실 잘 안 가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가끔 이렇게 서울을 방문하며 만나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근황을 주고 받고, 최근의 논의들을 함께 이야기할 사람이 있어서 정말 좋다. 좋다는 말 이상으로 표현을 하지 못함이 아쉬울 정도로 좋다. 짧은 강연을 한 저녁의 해방촌 풍경. 2015년 서울은 황사 가득한 풍경이었고, 2018년의 서울은 정말 환상적인 날씨의 서울이었는데, 비 오던 날씨도 그리고 언덕(용산)에서 바라본 서울의 풍경도 너무나 좋았다.
2018.12.21 -
서울이 아닌 수원 6/10: 못생긴 아파트, 수원 화성 그리고 아파트 키드
수원으로 차를 타고 이동하며 보이는 풍경을 찍고 있는데, 이런 질문을 받았다. "못생긴 아파트는 왜 자꾸 찍는거야?"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멀리 선 바라본 아파트 단지라는 집단적인 형태는 전혀 아름답지 않지만, 동시에 우리는 그 안에서 살고 있고, 그 곳에서 살고 싶음을. 아파트 단지가 주는 편리함과 경제적 계층의 상징성 등 수많은 이유 때문에 말이다. 친할머니와 외할머니 가족을 만나러 간 수원에서 가족들과 함께 오랜만에 수원 화성에 들렸다. 가족뿐만 아니라 일가친척이 대부분 오랜 세월 수원에서 지냈기에, 화성 내외에서도 수많은 사연이 있고,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은 너무 좋았다. 나이 든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때 가장 즐거울 때는 불행하게도 좁혀지기 쉽지 않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
2018.12.08 -
서울 5/10: 합정동, 망원동, 해방촌 그리고 성수동
아파트 단지와 주상복합 건물이 부쩍 늘어난 합정역. 서울에 오면 꼭 찾아가는 사무실과 그 사무실의 소장님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는 친구를 만나러 가던 길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열정의 흔적들. 사무실은 망원동에 위치해 있었는데, 나를 위해 시간을 내어준 친구 덕택에 이런저런 설명을 들으며 둘러볼 수 있었다. 소위 망리단길이라고 불리는 곳은 생각보다 원래 지역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어서 인상적이었다. 연남동처럼 5년, 10년 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화가 많이 일어난 곳도 다르게, 이곳은 "망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음에도 비교적 느리게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듯싶었다. 장소를 이동하여 해방촌. 이 지역을 대상지로 졸업 설계를 하고, 그 이후 현재 사무소에서 이곳에서 진행되는 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2018.12.06 -
서울 4/10: 강남 그리고 별마당 도서관
서울에 오기 전까지만해도 정말 이렇게 여행의 많은 시간을 강남구 내에서 보내게 될 줄 몰랐다. 하지만 베를린에 5년을 살며, 그리고 자전거를 약 1년 반 넘게 타오면서, 30분 이상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것이 정말 지치는 일이 되었기에, 강남구 이상을 넘어가지 못했던 것도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자전거를 타며 언덕이 좀 있어야 그나마 자극적인(?) 혹은 도전감이 생기는 것이 요즘인데, 서울 곳곳에 있는 적당히 완만한 이런 매력적인 언덕들 너무 자전거 타고 싶은 곳이었다. 보행 도시니, 따릉이니 도로에 여러 변화를 주고 있지만, 여전히 도로는 자동차를 위한 곳이 여전히 많았다. 실제로 근데 잘 조성된 자전거 길도 곳곳에 많았는데, 곳곳에 많다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자전거 도로 조성의 의도..
2018.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