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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9 나폴리+시칠리아

이탈리아 나폴리와 시칠리아: 숙소에서의 풍경

by 도시 관찰자 2020. 4. 26.

적당히 괜찮은 침대와 위생적인 공간만 있으면 잠을 잘 잘 수 있는 나에겐 여행 시 숙소는 보통 도심에 잡는 편이다. 숙소를 드나들며 그리고 때로는 숙소에서의 바라보는 도시의 (단편적인) 풍경을 기록하고 싶어서다. 그런 목적이 제일 중요하다 보니, 숙소 내부 수준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위생 수준만 잘 갖춰져 있다면 만족하는 편인데(애초에 인테리어 등은 별로 평가를 안 함), 이번 여행은 좀 더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에어비앤비나 프랜차이즈 호텔은 지양하며, 보통 (비즈니스/저가) 호텔을 주로 이용하는 편이다.

 

Napoli

나폴리에선 저 멀리 베수비오(Vesuvio) 산이 보이는 옥탑 숙소에서 보냈다. 이 숙소는 호텔은 아니었고, 휴가용 주택으로 나온 곳인데, 인터넷상 사진으로는 제대로 짐작할 수 없었던 옥탑방 형태의 숙소였... 다. 잠시 지나가는 여행객으로서 옥상에서 나폴리 도시 풍경을 즐기기에 그리고 일반적인 형태의 주택을 구경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그야말로 위생적이고 잠만 잘 수 있는 공간의 최소 조건만 충족시켜서 여행 숙소 중에선 (다른 의미로) 제일 기억에 남는 선택. 나폴리는 이상하게 마음에 드는 숙소 찾기가 어려워 정말 풍경 하나에만 집중했다가 살짝 망친 예시인데, 풍경 하나만으로도 아쉽지 않은 곳이었다.

 

Palermo

한도시에 몇일 이상 묶게 되면 자연스럽게 숙소에서 특정 풍경의 다양한 시간을 기록할 수 있게 된다. 게수 성당(Chiesa del Gesù)을 항상 볼 수 있었던 팔레르모의 숙소. 지역 비즈니스호텔이었는데, 여러모로 깔끔했었던 기억.

 

Erice

산 위에 자리잡은 도시 에리체에선 중심가가 아닌 도시 경계 위치한 숙소에 머물렀는데, 그 이유는 윗 풍경 때문이었다. 해 질 녘 풍경(윗 이미지)과 해 뜨던 풍경도 기록하면서 코파노 산(Monte Cofano)과 에리체 주변 일대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에리체 도심 끝자락에 위치한 숙소(Villa San Giovanni)인데, 조건이 맞다면 이곳에 머무시길 추천한다.

 

Marsala

마르살라는 구도심 인근 주택가에 있던 지역 호텔이었고, 호텔 내부 평면도 너무 흥미로워서 재미있었던 숙소였다. 무엇보다 가격에 비해 1인실 규모(사실상 3,4인실)가 너무 커서 호화로웠던 기억이 난다. 형제가 운영하는 듯했는데, 영어를 잘 못하는 동생은 나름 이것저것 설명도 열심히 해주고, 떠나는 날엔 1.5리터 얼음물까지 챙겨주며(이탈리아 여름 더위에 얼음물을!) 친절까지 베풀었던 기억이 난다.

 

Sciacca

시아카는 (요트) 항구 인근에 있는 지역 호텔이었는데, 옛 가옥의 지붕층이라서 내부 목구조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붕 테라스에서 (별 활동은 없지만) 항구의 모습을 볼 수도 있어서 좋았다.

 

Agrigento

아그리겐토 구도심엔 고급 호텔 밖에 없다보니, 구도심 바로 밖에 위치한 (고층 아파트) 주택가 있는 휴가용 주택에 머물게 되었다. 덕택에 구도심 말고도 주택가도 구경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아그리겐토 남쪽에 위치한 신전의 계곡(Valle dei Templi di Agrigento)을 볼 수 있었다.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있던 휴가용 주택의 숙소는 정말 깔끔했고, 특히 화장실이 정말 깔끔했던 기억이 난다.

 

Ragusa

라구사는 구도심인 라구사 이블라(Ragusa Ibla)와 지진 후 바로 인접한 지역에 새롭게 만들어진 신도시(Ragusa Superiore)의 경계 즈음에 숙소(휴가용 주택)를 잡았고, 그 덕택에 구도심 쪽 일부도 바라볼 수 있었고, 신도시 일부도 바라볼 수 있었다. 전문적으로 휴가용 주택으로 운영하려고 인테리어를 새롭게 한 숙소라서 내부는 깔끔했다. 윗 사진은 라구사 이블라(구도심)의 모습.

 

Siracusa

다음엔 꼭 더 오래 머물고 싶은 도시 시라쿠사는 구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2,3층의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주택가에 숙소를 잡았다. 지역 호텔이었고, 무난했던 기억. 이 숙소에 머물지 않으면 보지 않았을 일상적인 풍경들을 보고 기록할 수 있었다.

 

Catania

카타니아에선 저 멀리 광장도 보이고, 정면으로는 도심으로 뻗어나가는 보행자 도로가 보이는 휴가용 주택 숙소에서 묶었는데, 사실상 전문적인 휴가용 주택으로 운영되던 아그리겐토나 라구사와는 다르게 주인이 숙소 바로 옆에서 실제 거주하면서 관리를 하는 형태의 숙소였다. 느슨하게 지냈던 카타니아였던만큼 숙소에서 주변의 이런저런 풍경을 오랜 시간 둘러봤던 기억이 난다.

* 숙소와 풍경에 관한 이야기를 쓰다보니 이탈리아 여름 여행에선 숙소에 냉장고(+냉동칸)가 있으면 여행의 질이 상승한다. 물론 0.5리터 얼음물이나 시원한 물은 1~3유로 내외 수준이니까 계속 사 마셔도 되겠지만, 그마저도 항상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닐 때가 많다. 그리고 개인 물건 보관해 둘 수 있는 차량 여행을 한다면, 물이나 음료 몇 개 꽝꽝 얼려놓으면 하루 종일 시원한 물과 음료 걱정 없이 시원하게 여행할 수 있다. 차량 여행 전이었던 나폴리 빼고는 모든 숙소에 냉장/냉동고가 있어서, 음료수랑 물 몇 개씩 얼려서 시원하게 여행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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