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10. 18:00ㆍ여행/'19 나폴리+시칠리아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내가 사람을 잘못 선택했는지 뭔 시위냐고 물어봤는데 설명을 정확히 못해주셨다.
더 물어보는 것은 귀찮으니, 여기저기 보이는 구호를 번역했다. 이렇게 인간과의 사소한 교류는 또 물건너 간다. 지중해에서 (사실상) 살해되고 있는 난민을 위한 시위였다. (이탈리아어 단어로 번역전에 이미 이해한 내용인데, 또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또 난민 반대 시위일 수도 있으니. 구글 번역의 힘을 빌려서 안심을 하였다.)
유럽에서 살면서 수많은 난민 이슈를 직간접적으로 경험을 했었다. 베를린도 그 중심에 있었고, 그간 다녔던 여행지에서도 그것은 예외가 아니었다. 오스트리아 빈을 여행했던 2015년 난민들이 기차를 타고 올 때 빈 시민들이 그들을 격렬히 환영해 주던 모습이 기억난다. 지중해변 도시는 어디나 난민에 대한 이슈가 중심이었다. 시간이 흘렀고, 저급한 보수 및 극우 언론과 정당들은 난민을 혐오의 정치에 이용하며 최소한의 인간성마저 유린하고있고, 돈 때문에, 정치 때문에 사람들은 지중해에서 난민이 죽는 것을 방조하고 심지어 계획하고 실행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분위기 너무 좋지.
좋아.
좋지..
분위기가 좋아도 여전히 착잡해진 마음으로 생각보다 좀 일찍 숙소에 들어와 잠을 청했다. 이 여행으로부터 6년이 지나 독일은 이제 난민에게 온갖 혐오를 대놓고 표출하는 극우정당 AfD의 지지자가 국민의 20%가 되었다. 이탈리아는 어떤지, 시칠리아는 어떨지, 궁금하면서도 알고 싶지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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