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tflix] 설렘이 뭔지 까먹었을 때 봐야할 영화, 첫눈에 반할 통계적 확률/ Love at First Sight

2025. 3. 5. 02:00리뷰

솔직히 말하면 찜해놓은지는 오래됐는데, 넷플에서 썸네일이 마음에 안 들어서 안 보고 있다가, 연초에 우연히 보고 홀딱 반한 영화. (그냥 내가 롬콤에 관대한 걸지도...) 아니, 저 썸네일 보고 롬콤 분위기 나서 볼 사람이 어딨겠냐구요. 네? 좀 더 자극적으로 만들었어야지! 아니 진짜 개떡 같은 영화랑 유튜브는 포스터 썸네일 자극적으로 만들어서 조회수 빨아먹는데, 좋은 영화는 포스터도 그냥 너무 착하다. 착해!!! 착해도 너무 착해!!! 이 몹쓸 놈의 나쁜 자본가 놈들(논리 점프 5번 한 아무 말.) 아무튼 향후 5년 정도는 롬콤하면 생각날 영화다.

이 영화는 어쩌면 상극일지도 모르는 두 주인공을 다룬다. 우연이 아니었으면 서로를 거들떠보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두 사람. 모든 것을 통계 정보 바탕으로 판단하고 그에 맞춰 계획적으로 행동하고 삶을 원하는 대로 굴려온 TJ형 인간인 남주. 그리고 모든 것은 계획 없이 진행되며 삶이 원하는 대로 굴러가진 않지만 낙담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FP형 인간인 여주. (mbti 잘 몰라요. 느낌적으로 이해해주세요.) 이 둘이 우연히 만났고, 원하는 대로 모든 걸 성취해 온 남주는 끊임없는 플러팅을 하고, 세상이 둘은 꼭 함께하라는 듯 계속되는 우연을 만들어주며, 그 우연의 기회를 놓치지 않은 그 둘은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가 첫눈에 반하는데, 이 것이 영화의 시작이다.

그런 우연의 우연은 자밀라 자밀의 1인칭 (전지적) 관찰자 나레이션까지 겹쳐지며 이건 영화 속에서나 이루어지는 우연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듯 하지만, 내 나이 어느덧 591살 인간의 삶 그리고 인연은 우연과 우연이 겹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더라. 우연이란 뭘까?

현실의 우연한 로맨스를 믿지 않는 사람들 이거 보세요. 최근에 본 로맨틱한 첫 만남 사연 중 제일 재미있었음. https://www.youtube.com/watch?v=WFp4N-5R9Tw

사실 첫 만남의 장면들이 정말 설레고 재미있었고, 그 이후 이야기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선에서의 이야기였는데, 여기서 또 내가 롬콤 영화의 어떤 부분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다. 네. 우연한 첫 만남부터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서로 확신할 때까지의 그 설렘을 좋아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연애라는 게 그리고 썸이라는 게 그 알면서도 모르겠는 그래서 서로의 감정을 온갖 대화와 손짓 발짓으로 하나 둘 확인하는 시기가 제일 밀도 높게 재미있는 순간이라 생각해서 그런 듯 싶다.

소오올직히 남주 외모가 롬콤에 적합하지 않은 외모이긴 한데, 근데 소오오오오오올직히 남주 역할에 너무 찰떡같이 잘 어울려서 마음에 들었다. 영국 영국백인 같은 느낌 물씬 풍긴 게 보너스 포인트. 나는 연기 배우들은 자신의 특색이 어느 배역에서나 대놓고 드러나는 배우(송강호, 톰행크스 = 이런 배우들을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카멜레온이라고 부른다. 카멜레온은 겉으로 보이는 색이 바뀔 뿐이지, 그 형태가 바뀌지 않기 때문에.)보다는 배역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서 그 배역에 맞춰지는 메타몽 Ditto 같은 배우들을 좋아하는데, 이 두 배우들은 아무래도 내가 이 두 배우를 몰라서 이들의 이전 연기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른다는 문제가 있지만, 아무튼 좋은 메타몽 배우들이었다. 이 배역을 위해 태어난 사람들 마냥 아주 좋았다. (특히, 여주 Haley Lu Richardson 검색해봤을 때 이미지는 영화 속 이미지랑 너무 달라서 신기했음.) 롬콤은 장르의 특성상 결국 배우들의 연기력과 케미력이 하드캐리를 할 수밖에 없는데, 연기력 9.5점, 케미력 9.5점 정도 줘도 아쉽지 않을 만큼 좋았다.

님들아 그 손을 놓지마오 ㅠ

워낙 재미있게 봤던 영화라 리뷰를 좀 찾아봤는데, 한결같이 하는 말이 가볍게 보기 좋은 롬콤 영화라는 평가. 이 영화는 사실 나한테는 전혀 가볍지 않은 롬콤 영화였다. 90년대 질적 황금기를 지나, 00,10년대 온갖 저질 롬콤 영화가 쏟아져 나오던 양적 황금기(이미 지나간 거 좋게 좋게 생각하자고. 100개 중에 1개는 건질 수 있었던 시대였으니까...)를 거쳐온 나에게 이 영화는 명작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는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초반부 제외 이후 이야기는 뻔한 롬콤 이야기이긴 한데... 몇 번 더 보면 생각이 달라지려나?

물론 지금도 확신할 수 있는 점 하나는 보면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귀여운 영화라는 것!

9.0점/10.0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롬콤 영화이기에 가산점 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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