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31)
-
아그리젠토의 해질녘 도시 골목 둘러보기/ Agrigento, Sicily
아그리겐토 도착!정확히 치안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나는 이런 주거 지역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서울과 수도권의 옛 아파트 단지와 옛 주택 단지가 섞인 느낌을 물씬 풍기는.구도심에 인접한 주택단지를 한참 돌아다니다 슬슬 구도심으로 향했다.인상적인 풍경.아무래도 관광객들이 다니는 길은 아니었던 것 같다.아무래도에서 확실히로 표현 변경.버려진 하지만 누군가 여전히 사용하는 정돈되지 않은 골목을 지나쳐서 잘 정돈된 거리로 들어섰다. 사진 중간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늦기도 했고, 뷰가 좋아서 저기서 먹었다.여기 어디서 많이 본 광장 같은데, 다른 도시에서 비슷한 광장을 봤었던 것 같은데... 아니면 공부하던 시절 사진자료로 봤던 광장이 비슷한 광장이 있었을 수도 있고.. 그렇다. 도시 광..
2025.04.25 -
[전시회] 크라프트베르크 그리고 오노 요코/ Kraftwerk Berlin and Yoko Ono
최근 한두 달간 전시를 좀 많이 봤는데, 딱히 각 잡고 리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없었는데, 이번 부활절 연휴에 본 전시 중 이 두 가지를 하나로 묶어서 내가 좋아하는 예술(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우선 Kraftwerk Berlin에서 있었던 Laure Prouvost의 WE FELT A STAR DYING 전시. 전시 소식 들을 이후부터 3월 내내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4월 중순이 돼서야 전시를 봤다. 이 부활절 기간 아니면 결국 안 갈 것 같아서 드디어 보게 되었다. (하필 Kraftwerk가 회사 근처라서, 주말이나 휴가 때 가는 게 좀 꺼려져서, 퇴근 후 방문했다.) 원래 진짜 전시 설명 대충 읽는 스타일인데, 한 세 번 정도 전시 설명을 사전에 읽었고, 전시장에서도 한번 읽었다.의도는..
2025.04.22 -
[영화] 더 나은 나를 향한 욕망은 스스로를 갉아먹을뿐. 서브스턴스/ The Substance
*약간 스포 포함되어 있습니다."I can't stop."하비는 오줌을 싼 손을 씻지도 않고 새우를 까서 소스를 묻혀가며 자신의 입에 집어넣는다. 생각나는 대로 아무 말이나 지껄이다가(At 50, it stops.) 누군가 감히 그에게 질문을 하거나 토를 달 것을 생각지도 않았다는 듯이 엘리자베스의 질문에(What stops?) 답변을 하지 못한다. 그 순간의 곤란함을 회피하기 위해 아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며, 소변, 새우 그리고 소스가 버무려진 손으로 어깨동무를 하며 떠난다. 영화는 하비라는 인물 한 명과 그 주변의 온갖 랜덤 남성들을 통해 온갖 (특히, 외모 등에 있어서) 남성 권력의 개극혐 요소를 잘 표현했다.이렇게 시작부터 이 영화는 시청자의 비위를 맞추지 않는다. 한국에서 꽤 성공한 유명한 영화..
2025.04.21 -
재미가 없는 이상도시 아볼라/ Avola, Sicily
재미가 없어서 적을 내용이 좀 적음.막상 돌아다닐 때는 햇살이랑 지루함 때문에 아무생각이 없었는데, 사진을 쭉 둘러보니까 가 생각이 난다. 아 근데 트루먼이 생각안나고 자꾸 "트럼프 쇼"라고 생각이 나서 기분이 정말 안좋았다. 천공도 그렇고 세상 온갖 더러운 것들이 먼저 생각난다는 것이 불쾌하다.아무튼 이 도시를 보면 같았다. 도시가(정확히는 마을 규모...) 하나의 세트장으로 꾸며졌던 영화. 사실은 그 세트장 도시는 뉴 어바니즘의 원칙에 의거하여 만들어진 플로리다의 한 마을인 Seaside이다. 세트장처럼 보이는 실제 마을을 세트장으로 쓴 영화.시간이 사람 활동이 적은 낮 시간이라 더더욱 아볼라는 세트장처럼 느껴졌던 것 같다.흠... 지형까지 없어서인지, 유독 거리가 단조롭게 느껴진다.그래도 삶의 흔..
2025.04.19 -
한가한 주말 아침 시아카 산책/ Sciacca, Sicily
그냥 첫 인상이 많은 것을 결정하는(푹 빠지거나, 마음에 안들거나) 도시가 있고, 좀 돌아다니고 나서야 그런 판단이 서는 도시가 있다. 재미난 로컬 축제를 즐겼음에도, 시아카는 후자였다.어쩌면 강렬하지 않은 그런 그냥 평범한 도시 풍경 때문일지도 모르겠다.그냥 한국의 지방 소도시 같은 풍경.사실 여기도 지방 소도시다.구도심이 보이기 시작한다.시선 축의 끝의/거리 끝의 시각적인 포인트 때문에 뭔가 마음에 들었던 거리 풍경. 냥약간 축구 골목 같은 곳이 있었다. 유명한 축구선수가 살던 곳이었을까. 온갖 팀스포츠에 중독되다시피 살던 10대를 살았지만, 축구에 정신나간 독일 거주 10여년차 나는 이제 팀스포츠에 거의 아무런 관심이 없다.휴양지 분위기 물씬. 피아트. 내 사랑.단편 영화 한편 찍을 수 있을 것 같..
2025.04.18 -
트윗 20: 받아들이기
뭐 거창한 삶을 살아온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인생에서 소소하게 너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것들을 거부하고 나름의 반골 정신을 가진 채로 살아왔는데, 결국은 받아들이게 되는 것들이 생기고 있다. (사실 이거 반골이랑 큰 상관없는 부분인 듯)1. 약 10년 정도를 Anti-아침형 인간으로 살아왔고, 그들의 꼴값에 혀를 찼지만, 결국 나는 아침형 인간임을 받아들였다.(자기혐오적 태도였을지도...) 아빠는 거의 완벽한 아침형 인간이었고, 새벽부터 일어나서 책을 읽고 일을 하며 그 시간을 생산적으로 보냈다. 나도 입시 시절 즈음부터 학교에 정말 아무도 없는 새벽에 등교를 해서 공부를 했었고, 군대에서도 아침에 PT를 참여 안 해도 되는 짬에 일찍 일어나서 체육관에 가서 혼자 운동을 했었다. 물론 지금 내 의지로..
2025.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