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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소중하고 슬픈 추억이 담긴 이대 입구와 아현동
공사 중이던 고층 빌딩의 모습이 왠지 산지미냐노 같았다.이대 자체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있지는 않았지만 (애인이든, 친구든, 뭐든) 그래도 뭐 이런저런 좋은 추억이 있는 지역이고, 항상 갈 때마다 재미있는 동네라는 생각을 하던 곳이다.대학가라는 지역이 생각보다 의외로 개발의 물결을 피한 오래된 건물과 프로그램들이 가득한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정감(?)이 가는 작은 공간이 있다.이것도 볼 떄마다 항상 웃겼음.그리고 이대입구 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사회 초년 생활 시절 답답한 회사 생활에 친구들과 함께 꾸렸었던 작업실 공간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좋은 인상이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다.매달 꼬박꼬박 월세를 내가며 생산적인 아웃풋은 하나도 못내놨지만, 집이나 직장이 아닌 제 3의 장소 그리고 내 마음이 편안할 ..
2025.04.01 -
포켓몬 잡으러간 시칠리아 최남단 격자 도시 파키노/ Pachino, Sicily
사실 이 도시를 방문할 단 하나의 이유도 없었다. 내가 포켓몬고를 안 했다면 말이지.포켓몬고는 꽤나 재미있는 게임이었다. 증강(增強)현실 즉, 현실의 환경을 게임적 요소로 강화시켜 사람들을 거리로 나오게 만들었던 이 게임은 지리적인 제한 요소도 일부 포함하고 있다. 특정 포켓몬 (지역 한정 포켓몬)은 특정 지역 혹은 특정 위도, 특정 경도에서만 출몰하는 식으로 실제 포켓몬 트레이너가 직접 특정 지역과 장소를 방문해야지만 잡을 수 있다. (물론 온갖 이벤트로 유명무실해졌지만, 그래도...)아무튼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잡기 쉬운 트로피우스라는 포켓몬이 있었다. 장식품이 되는 포켓몬이 아니라 실제 아레나에서도 꽤나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포켓몬이라 아프리카나 중동지역을 여행한 동네 친구들을 통해 교환을 어렵사..
2025.03.31 -
[애플티비] 고 밖에 모르는 제이크 질렌할의 무죄 추정 여행기/ Presumed Innocent
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어릴 적 가장 처음 봤던 게이 영화가 제이크 질렌할과 히스 레저의 브로크백 마운틴이었다. 대중적으로 "이반"이 전혀 가시화되지 않던 시절, 유명한 영화라서 모두가 봤던 그리고 다들 스스로의 눈으로 본 것을 인식하길 거부했던 그 영화. 아무튼 그 이후 제이크 질렌할은 꽤 매력적인 배우로 내 머릿속에 자리 잡았다. 내 기억상 큰 논란은 없이 아직 잘 생존(?)하고 있는 "남"배우이고, 누나인 매기 질렌할 역시 유명한 배우. 애플 티비에 걸린 그의 얼굴을 보고 넘어갈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무죄 추정은 내가 좋아하는 (법정+범죄) 스릴러 장르였다.간단히 평을 하면 웰 메이드 시리즈였다. 큰 군더더기 없고, 연출 깔끔하고, 긴장감 충분하고, 반전도 있고. 이제는 그냥 장점으로 받아..
2025.03.31 -
[애플티비] 더 캐니언, 더 고지, 그 협곡에서 벌어진 삼류 사건/ The Gorge
위플래쉬에서 손에 피가 날 정도로 드럼을 갈고닦던 그는 이제 세계 최고의 명사수가 되었다. 남주만 리뷰(?)하면 안 되니까, 카운터 파트너인 Anya Taylor-Joy도 리뷰. 그 역시 두말하면 아까운 스나이퍼. 그런데 영화는 시나리오 전개를 위해 그를 계속 짐짝 느낌으로 표현하는 것을 반복했고, 영화는 마음에 안 들 수밖에 없었다.근데 그런 모습을 보고 있다보니, 이렇게 외적인 이유로 동유럽(주로 냉전 시대를 다루는 영화나 스파이 영화 등에서 구소련 지역의 여성 스파이 역할을 맡는...) 여성 배역을 맡게 되는 배우들을 납작하게 보지 않으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찾아본 그의 위키를 통해 본 한 기사의 문구."‘When I was younger I didn’t really feel l..
2025.03.30 -
시아카 로컬 바다 축제 둘러보기/ Sciacca (Sagra del Mare), Sicily
숙소 앞 풍경이 좀 마음에 들었었다. 시골 도시 항구 느낌 물씬.잠깐 숙소에서 쉬다가 밖이 조금 왁자지껄해서 산책을 할 겸 나와서 사람들의 행렬을 쫓아갔다.축제군.사진 찍을 땐 몰랐는데, 여기 사람들 몰려있던 건 축제가 아니라 장례식 때문이었나 보네...? 아닌가?아무튼 말 그대로 바다 축제Sagra del Mare가 한창이었다.뭐 유럽 살고 여행하면서 온갖 축제 다 가봐서 이제 큰 감흥이 없다. 근데 이런 소도시 축제 좋은 점은 싸고, 맛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럼 됐지 뭐.이것저것 군것질 거리 사 먹어가면서 한 바퀴 설렁설렁 돌았다.분위기는 정말 좋았음. 이렇게 바닷가에 면한 축제는 독일 북부 해안가 도시 축제 말고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경험한 것 같은데, 정말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로..
2025.03.25 -
사람이 많으면 다 무슨 소용이냐. 터키의 계단인지 천국의 계단인지/ Scala dei Turchi, Italy
워낙 유명하니까 도저히 안 갈 수 없는 그런 관광지들이 몇 개 있다. 이게 도심 관광지에 있는 건축물이면 좋든 싫든 결국 지나칠 수밖에 없지만, 자연환경이라면 유명하더라도 그것을 건너뛰는 경우가 많다. 유명해져서 사람이 드글거리는 자연환경만큼 볼썽사나운 풍경이 어디 있겠는가. 터키의 계단 혹은 터키인의 계단이 딱 그 사유에 적합한 관광지였다.하지만 이곳이 어딘가? 지중해의 시칠리아섬. 터키의 계단은 무엇인가. 해안가에 접한 자연환경이다. 굳이 이곳을 피할 이유는 없었다. 지도를 보니 주변이 모두 바다수영 스팟이었다. 용기(?)를 내서 여행계획표에 터키의 계단을 적어 넣었다. 아 근데 색상으로 대비되는 풍경이 너무 좋았다.천국의 계단 구경도 구경인데, 사실 수영하러 온거라, 저쪽 해안가로 사람들이 도대체 ..
2025.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