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음알못의 취향 찾기 2편: Michelle Branch

2025. 3. 22. 17:00리뷰

The Spirit Room 앨범. 왜인지 모르겠지만 10대의 나는 이 앨범 커버에서 도시성을 물씬 느꼈었다.

결국 자신의 취향을 찾으려면, 나의 과거를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떠오른 가수는 나의 10대 시절 시디 플레이어와 함께 비오는 어두운 대도시의 감성에 취한 롤플레이를 하게 만든 가수 Michelle Branch가 떠올랐다. (그의 활동시기가 정확히 mp3가 유행하던 초창기 시절이었는데 나는 지금도 그리고 그 때도 홍대병 초기형 인간이었기에 cdp로 들었음.)

이렇게 돌이켜보니 예술 작품보다 예술가를 좋아하거나 (앨범정도 사는 소극적인 수준의) 팬을 자처했던 시절이 있었다. 딱 10대 그리고 20대 초반까지 그랬었던 것 같은데, (영화 쪽에서 맥 라이언 배우와 노라 애프런 감독의 팬이었다. 미드 스몰빌이랑 그 주연들의 팬이라 카페 가입해서 활동하고 그랬었음),

대학생이 된 이후로 대단한 것도 아닌데 자꾸 머리에 집어넣은 것이 많아지며, 나름의 판단기준이 생기고, 이런저런 유명인의 몰락과 타락의 사례들을 보며 더 이상 예술 작품이 아닌 예술가를 좋아하는 경우는 없게 되었다. 대학 졸업 전후 그리고 회사에서 일을 하며 온갖 유명한 건축가들이나 교수들의 숨겨진 성추문과 그리고 같은 21세기 사람이라 믿을 수 없는 실망스러운 매너들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그 경향은 강해졌다.

작품은 좋아해도, 작가는 좋아하지 않는다. 작가가 실망스러운 일에 얽히면 작품도 떠나보내면 된다. 그렇게 잃어버린 대표적인 추억이 성시경의 여러 노래들...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기에 생각보다 쉽게 잊혔다.

Breathe 나의 최애곡.

아무튼 Michelle Branch를 좋아했다. 앨범을 사고 앨범 단위로 노래를 전부 듣는 것을 반복했던 이 가수가 마지막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미 미니홈피나 네이버 블로그 BGM으로 단일 노래를 구매하고, TOP10, TOP100 어쩌구 저쩌구 단일 노래들로 묶인 일종의 플레이리스트에 익숙해지고 있던 시기였다.)

아티스트를 좋아하며 그 모든 것들을 감수한채로 앨범의 노래를 다 듣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 정도로 반짝이는 아티스트를 본 적도, 좀 관심이 생긴다친들 한 앨범 안에 상이한 스타일의 노래가 많으면 왠지 싫어졌다. 사람보다 작품 한두개를 우선시하게 되었고, 좋아하는 노래만 듣고 나머지 노래를 거들떠도 보지 않게 되었다. 팬 여러분들 존경합니다.

그 다음 애정하는 Everywhere 라이브

아무튼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생각나는 Michelle Branch의 노래는 두 가지가 있다. Breathe와 Everywhere. 그리고 나는 The Game of Love 노래를 싫어했다. 유명세는 이 노래 때문에 더 높아진 것 같은데, 노래가 내 스타일이 아니었고 그리고 락밴드 Santana랑 같이 부른 노래인데, 내 입장에서는 그들이 A bunch of Nugus였기 때문에. (밴드에 악의는 없습니다. 그냥 제 식견이 좁아서...)

아무튼 왜 이 가수와 이 두 노래를 좋아했을까.

1. 기타치는 여성 보컬: 락이든 발라드든 어떤 장르든 그냥 내가 거의 무조건적으로 반하게되는 요소인 것 같다. (f.e. 윤하, 슈스케 장재인, 스텔라 장. 바로 생각나는 아티스트만 3명. 난 그냥 기타치는 여성 아티스트 좋아하는 듯?)

2. 시원한 도시적 감성: 이건 좀 설명을 하기가 어려운데 그런 느낌이 풍기는 노래를 좋아한다. 위에 언급한 10대 시절 비오는 어두운 도시에서 버스를 타고 cdp로 노래 듣던 나만의 추억이 만든 환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작품이란건 결국 개인이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추억을 쌓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나에겐 어떤 이유에서건 도시적인 감성을 느끼던 노래였다. (Everywhere 같은 경우 뮤비 로케도 굉장히 미국 동부 대도시적임.)

3. 내가 처음 흥미를 가진 팝: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이기도 한데... 처음 흥미를 가진 팝이여서 그와 그의 노래가 좋았던 것인지 아니면 그와 그의 노래가 좋았는데 그게 마침 팝이었는지. 아무튼 앨범 CD를 서점에서 우연히 구매를 했는데, 이 앨범을 왜 샀었는지는 아직도 의문. 근데 이 CD앨범 아직 한국 집에 있을까. (한국에 가야할 이유가 하나 생겼다.)

별 내용이 없지만... 뭐 거창한 이유 나열하려던 것은 아니었고 그럴려고 시작한 시리즈도 아니었고, 내가 쓰고 싶은 건 다 쓴 것 같아서 뭔가 후련하다. 추억 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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