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30. 21:49ㆍ리뷰
위플래쉬에서 손에 피가 날 정도로 드럼을 갈고닦던 그는 이제 세계 최고의 명사수가 되었다. 남주만 리뷰(?)하면 안 되니까, 카운터 파트너인 Anya Taylor-Joy도 리뷰. 그 역시 두말하면 아까운 스나이퍼. 그런데 영화는 시나리오 전개를 위해 그를 계속 짐짝 느낌으로 표현하는 것을 반복했고, 영화는 마음에 안 들 수밖에 없었다.
근데 그런 모습을 보고 있다보니, 이렇게 외적인 이유로 동유럽(주로 냉전 시대를 다루는 영화나 스파이 영화 등에서 구소련 지역의 여성 스파이 역할을 맡는...) 여성 배역을 맡게 되는 배우들을 납작하게 보지 않으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찾아본 그의 위키를 통해 본 한 기사의 문구.
"‘When I was younger I didn’t really feel like I fit in anywhere. I was too English to be Argentine, too Argentine to be English, too American to be anything.’ Her accent, involuntarily she says, suffers from a sort of linguistic Stockholm syndrome: in England, she sounds more English, in Ireland, more Irish, full of clipped Kensington consonants and long American vowels. ‘It’s really difficult for my personal life, but for acting it’s awesome.’"
눈물 펑펑 흘렸다. (기사 링크) 물론 "미국인"의 푸념으로 느껴지는 것도 없지 않아 있긴 한데, 스스로 기분을 잡치지 말자! 아무튼 일상과 유년시절의 어려움을 연기로 승화시키는 배우. 응원합니다. (인터넷에서 봤던 시가 너무 좋아서 시집까지 구매해서 읽었던 시의 내용과 너무 유사해서 더 감정이입이 됐다.) 시는 아래에.
so, here you are
too foreign for home
too foreign for here
never enough for both
- diaspora blues by Ijeoma Umebinyuo
사실 이 마음에 안드는 영화 리뷰는 안 쓰려고 했는데, 그냥 짧게 쓴다. 사실 영화 리뷰는 아닌...
더 이상 블로그나 일반적인 SNS에서 문화 관련 추천을 신뢰할 수 없게 된 이래로 그냥 사실 포스터 마음에 들거나 아주 간략하게 시놉시스 읽고 재미있어 보이면 영화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부터 트위터에 책이나 영화나 드라마를 검색해 보고 평가하고 있고, 타율이 꽤 좋아서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고, 이 영화. 더 캐니언인지, 더 고지인지, 그 협곡인지를 보고 진짜 오래간만에 킬링 타임용 영화 봤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기분이 안 좋아 질려던 차에 아 이제 좀 그런 일종의 효율에 관한 (좋은 영화만 보고 싶어 하는, 실패하고 싶지 않은) 강박관념 내려놓고 살자 싶은 생각이 들어서 그것을 기록한다.
사실 거를 수 있는 영화였다. 보통 트위터에서 검색했을 때 작품 전반적으로 두루두루 좋은 평가를 받는 작품이 있는데, 그런 경우 웬만하면 나쁘지 않은 작품이다. 그런데 특정 부분을 집중적으로 강조하거나 그냥 보라고만 말하는 트윗이 있다. 높은 확률로 화자는 오타쿠인 경우도 많다. 그들은 영화의 전체적인 평가보다는 영화의 세부적인 요소에 집중한다거나, 배우에 집중한다. 내 기준상 그런 작품은 걸러야 한다. 영화가 별로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즐기는 스타일이 아닐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배우를 좋아하는 경우가 드물어서 작품이 별로인데 배우를 알고 싶어 필모를 깨는 것이 불가능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류의 평이 많은 작품은 피해야 한다. 더 캐니언 이 작품이 딱 그런 작품이었다.
근데 영화를 쭉 보게 되었던 것은 중반부에 사건이 직접적으로 전개되기 전까지의 흐름이 꽤나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두 미치광이 스나이퍼의 삶의 궤적이랑 그들의 상상도 할 수 없는 롱디 썸 타기까지. 그 과정까지 꽤 재미있었다. 영화는 그들이 롱디를 끝내는 순간 삼류 영화로 치닫게 된다. 롱디면 계속 롱디답게 있었어야지... 에잉 쯧쯧. 거기서 영화를 껐어야 했는데, 뭔가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고 영화를 끝까지 보았다. 뉴욕 여행 준비하느라 애플 페이 셋업하면서 겸사겸사 애플티브이도 결제하고 처음으로 본 영화인데, 액땜 제대로 했다. 그래도 좀 강박관념 내려놓을 수 있게 되어 고마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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