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9 나폴리+시칠리아(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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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르모 2일 차의 밤은 1일 차의 낮보다 아름답다/ Palermo, Sicily
기본적으로 봄, 여름, 가을의 이탈리아 도시를 즐기려면 밤 시간대를 노려야 한다. 그러고보니 겨울 이탈리아는 가본적도 없고 상상해본적도 없어서 모르겠네. 흐음. (여행 리스트에 겨울 이탈리아 입력.) 당연히 시칠리아 섬의 팔레르모도 마찬가지다. 첫날은 운전 스트레스로 일찍 잠을 청했지만, 두 번째 날은 놓칠 수 없었다.이 직선거리는 여전히 재미없어 보이죠?광장 가니까 느낌 오죠?바이브 보이죠?길거리에 터벅 앉아서 와인 한잔 해야 할 거 같죠?이거 알죠? (근데 이거 좀 너무 인위적이었음.)미쳤죠?아싸도 인싸인척 합석하고 싶어 지죠? (아님)청새치 미치겠죠(?)폐건물 속에 사람들 숨어서 마약하고 있을 것 같죠?여기 관광지 한복판에 있던 식당 가득한 광장이었는데, 분위기 너무 좋았다. 그 플라스틱 테이블 ..
2025.03.08 -
4일을 보냈지만 잘 모르는 시칠리아의 대도시 팔레르모 1일 차/ Palermo, Sicily
(독일의) 아나키스트들이 팔레르모 등지로 일종의 피난을 와서 활동을 했던 그런 영화인지 드라마를 봤던 이젠 다 잊혀진 흐린 기억 때문인지, 팔레르모는 나에게 여긴 좀 재미난 도시일 거라는 선입견이 가득한 곳이었다. 시칠리아 도착 후 3박 4일간 거점 지역이자 시칠리아에 적응하는 도시로 보낸 곳인데, 솔직히 말하면 팔레르모를 밤낮으로 꽤 열심히 돌아다녔는데, 여전히 잘 모르겠고, 그럼에도 딱 한 가지 분명한 건 여기 분명히 재미있는 도시라는 "사실"이다. 특히, 모르는 곳에서 모르는 사람과 행아웃을 즐기는 사람이거나 커플로 여행 온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도시일거라 생각한다.도시 여행의 시작과 끝은 시장이고, 이거 이해 못 하는 사람은 나랑 친구의 ㅊ도 될 수 없다. 난 해산물을 안 먹는 사람임에도 해산물 시..
2025.03.07 -
날 고뇌하게 만든 그리스 유적지 세제스타 고고학 공원/ Parco archeologico di Segesta, Sicily
시칠리아를 방문한 이유는 이전에 언급한 시네마 천국 촬영 장소들을 가보고 싶어서가 첫 번째 목적이었고, 두 번째 목적 아닌 목적은 백인+유럽 문명의 폐허에서 문명이란 뭘까 사색하는 롤플레잉을 하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시칠리아는 그 목적에 아주 걸맞은 완벽한 곳이었고, 여행 내내 진짜 재미있게 고대 그리스 유적지를 돌아다닐 수 있었다.그리고 그 대망의 첫 번째 방문지 세제스타 고고학 공원(Parco archeologico di Segesta)유적 사진이 아니라 달팽이 사진으로 시작. 태어나서 이런 식의 달팽이 군집은 처음 봐서 좀 신기했다. 그리고 독일 살면서 일상적으로는 민달팽이 위주로 봐서 그런지 이 집 있는 달팽이들 좀 신기해서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인생몰까.좋지? 원래 이런 극장 오면 꼭 성악..
2025.03.06 -
처음부터 마음에 안들었던건 아닌 몬레알레/ Monreale, Sicily
막 마음에 안 드는 도시는 아니었다. 누구나 그렇듯 팔레르모 인근의 이 도시를 찾는 이유는 바로 유네스코에 등재된 대성당이 있기 때문이니까. 나름 계획형 인간인데, 설마 싶은 건 좀 잘 확인 안 하는 스타일이고, 일정 상 다른 날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모든 것은 운명이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내가 몬레알레를 가는 날은 대성당이 문을 닫는 날이었고, 좋은 기억으로 남은 도시는 아니었다.아니 유네스코 문화유산님, 돈 안 버세요? 안 버신다고요? 넵...도시 외곽에 주차를 해놓고, 성당을 향해 가는 길에서 보이던 이런 일상적인 풍경들이 좋더라. 보통 중앙역 등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 등에서 시작하는 여행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었다. 관광객을 중심으로 꾸며진 지역을 거쳐 도심으로 가는 것이 아닌,..
2025.03.05 -
도저히 지나칠 수 없었던 시칠리아의 소도시, 프리치/ Prizzi, Sicily
이 풍경을 보고 그냥 지나친다고?물론 시간이 부족하면 지나칠 생각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위성 지도로 얼핏 보기엔 그냥 흔한 시칠리아의 소도시 중 하나처럼 보였던 프리치는 그곳을 지나치던 도로변에서 보았을 때는 도저히 지나칠 수 없는 도시의 풍경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운전을 하며 지나쳤던 대부분의 소도시들이 비슷한 풍경을 보여줬다. 지형에 소복이 앉아있는 자생적인 도시 문명의 흔적. 아무튼, 카스텔부오노가 좋긴 했지만, 어쨌든 작은 소도시라 둘러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시간도 넘쳐났다. 들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소도시니까... 아무 데나 주차를 하고 도시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사실 도심 안쪽으로 들어가려다가 도시 밖에서 진입하는 도로 폭 보고 아찔해서 골목 들어가려다가 바로 후진했다. 클럽 ..
2025.03.04 -
시네마 천국 토토가 다닌 학교가 있는 도시, 카스텔부오노/ Castelbuono, Sicily (Cinema Paradiso)
카스텔부오노. 영화 시네마 천국의 주인공 토토의 학교가 있는 도시이다. 토토의 학교이자 동시에 알프레도가 최저학력 이수를 위해 같이 시험을 본 곳.저 멀리 학교 건물이 보인다. 사실 학교 자체는 큰 감흥 없어서 이거 사진 찍고 그냥 팔레르모로 돌아갈까 (운전이 귀찮아지기 시작...) 5초 정도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어느 도시가 그렇듯, 도시로 들어오는 출입구가 여럿 있지만, 체팔루에서 도로를 따라가다보니 자연스럽게 도시에 진입하자마자 도시의 높은 곳에 위치한 학교 건물을 가장 먼저 보게 되었다. 자세하게 찾아본 것은 아닌데, 건물의 명칭을 보면 (Castello di Castelbuono) 영화 설정처럼 학교 건물이 아니라, 성(Castle)이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
2025.03.03